무척이나 선정적이었던 기사 제목 그대로 옮겨 보았습니다.
제가 한 때 살았던 지역이라 더 눈에 띄더군요.
고인이 된 여교사가 근무했던 김해 장유라는 지역이 어떤 곳인지도 알고 이분이 목을 맨 까닭이
교감승진을 앞둔 상태에서 교장과 근평 문제로 단판을 짓다 벌어진 우발적 사고라고도 하니
씁쓸하기가 그지 없습니다.
승진을 두고 벌어지는 암투를 과연 우리 학부모들과 시민들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해묵은 승진경쟁이 우리 교육 개혁의 큰 걸림돌인 걸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밀양에 있을 적에 한 때 같이 근무했던 햇병아리 교감이 내게 흘리던 말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자신이 교감이 되기 위해 최고근평을 받아야 했던 몇 해동안 자신은 교장의 '개'였다 말.
승진하기 위해 지역마다 만들어져 있는 이른바 '라인'에 들어가야 하고
승진하기 위해 관리자와 장학사에게 무조건적인 복종을 해야하고
승진하기 위해 관리자들의 반교육적인 행위에 눈을 감아주어야 하고
승진하기 위해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쓸 데 없는 일로 여기며 오히려 아이들을 승진도구로 삼기까지 하는 일을
참으로 오랫동안 지켜보며 살았습니다.
이제는 참으로 값어치 없는 승진의 길목에서 좌절한 나머지 소중한 목숨까지 서슴없이 내던지는 세상을 보게 됐네요.
교단에 들어서자마자 학급운영이나 교과에 대한 조언과 지도를 받기보다
승진을 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를 해서 시작해야 하고 어떤 모임에 들어야 하는지를 먼저 배워야 하는
초등교사들의 출발점이 승진문턱 앞에서 죽음으로 이어지는 종착점이 될 수 있다는 일은 참으로 서글픈 일입니다.
김해 여교사의 죽음에는 감추고 싶은 우리 교육계 승진제도의 총제적인 모순이 그대로 담겨 있다는 걸 모른채
이 사건을 본 시민들은 가벼운 해프닝으로 그냥 흘려 버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늘 그랬듯이 금새 잊혀지겠지요. 그래서 그런지 더 씁쓸합니다.
끝으로 김해의 모 여교사의 명복을 빕니다. 이미 죽어버린 우리네 학교들의 명복도 함께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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