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교사일기/2006년 교단일기

피곤한 하루.....

갈돕선생 2006. 4. 18. 18:13

피곤하다. 두 달동안 이런 저런 계획을 잡고 시작을 했지만 그래서 큰 무리는 없었지만 조금씩 피곤하다. 아이들은 나름대로 나에게 적응을 한 탓인지 말을 들어주지 않는 횟수가 잦아지고 학교일 말고도 이런 저런 일을 벌인 탓과 집에 와서도 학교수업준비와 책읽기, 우리 아이챙기고 집안일도 하다보니 조금씩 피곤이 쌓이는 듯 하다. 오늘은 월요일이었던 어제보다 더 피곤하다.

 

1,2 교시 과학실험에 3,4교시 그래프 그리기와 해석하기 지도, 점심시간 한 모둠과 상담하며 기록장 지도하고 옛이야기 들려주니 곧 5교시가 되고 사회 첫째마당 마무리 짓는 활동을 마치고 아이들 돌려 보내니 벌써 2시가 넘었다.

 

이어 개나리 통신 4호를 작성하면서 두 명 수학 나눗셈 추수지도, 한 명 글쓰기 지도를 하고 있자니 벌써 3시 30분이 넘어서 4시를 향하고 있었다. 학부모 통신문을 마무리 지으면 퇴근시간이 다 되갈 듯 서둘러 마무리 지으려는데 한 아이의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용인 즉슨, 연 이틀 먼 학원을 가야 하는데 남아서 공부하고 오는 것이 맘이 불편하다며 집에서 지도할 수 있으니 학원에 제 때 갈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대화도중 내가 아이들 지도하고 관찰한 것에 대한 의문을 자주 표시하던 탓에 내 감정도 적지 않게 상했다. 오해하지 말라고는 하지만, 정작 학교에서 배워야 할 것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학원에 매달려야 하는 이나라 어머님과 이 세태가 답답하여 피곤을 더 했다. 결국 내일부터 그 아이는 학교에 안 남게 됐다. 이래 저래 나 또한 맘이 불편하다. 피곤하다.

 

아내는 오늘 공부하려 경산에 갔다. 밤 늦게 온다. 오늘은 내가 모든 살림을 해야 하는 날이다. 지금 배고프다고 난리다. 요즘 우리 반 아이들 신경 쓰느라 정작 우리 아이는 우리반 아이들만큼 잘 못 챙겨준다. 오늘 피곤하지만 함께 해 줄 생각이다.

 

하~ 오늘 참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