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웃음 가득~
4학년을 또 하게 돼서 그렇나 긴장감은 지낸 해보다 떨어졌다.
하지만 누굴까 하는 맘에 4학년 5반 교실을 살짝 넘겨 보기도 했는데 자그마한 녀석들이 조잘 조잘 대며 자리에 앉아 있었다. 역시 4학년 답다.
지난해 보다 조금 빠르게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첫만남. 녀석들도 누가 자기 담임이 될지 궁금했을 터.
지난 해처럼 밝게 웃으며 들어갔다. 한 녀석이 자리가 없다 하길래 옆 반에 가서 하나 가져 왔다.
그때 내 뒤에서 들리는 한 남학생이
"와~ 친절하시다."
별 것 아닌 것에 감동받은 아이가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설문지를 돌려 받을 때 아이들 글에서 많이 나왔던 요구사항이 바로 '친절한 선생님'이었다. 3년 초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들의 특징도 바로 '친절'이다. 아이들 대상으로 밥 벌어 먹고 있는 이들이 왜 아이들에게 불친절할까. 지난 내 모습을 돌아봐도 참으로 반성하고 또 반성해야 할 일이다. 아이들에게 친절한 것 하나만 가지고도 좋은 선생님이라 생각하는데 우리는 너무 많은 걸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무튼 아이들에게 내 소개도 하고 설문지도 돌려 받고 부모님 설문지도 돌리고 간단한 올 해 학급살이도 얘기도 주고 지난해 학급살이 동영상도 보여주었다. 재밌어는 하는데 몸으로 부대끼지 않았으니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지 잘 모르는 표정들이었다.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지 하며 부모님께 드릴 '개나리 통신'과 '올 학급계획과 준비물' 안내를 했다.
점심을 먹고 들어와 교실에서 아이들 설문지를 보면서 지난해와 또 다른 아이들의 삶을 볼 수 있었다. 경제적인 배경에서부터 문화적인 배경까지 아이들은 그렇게 다르고 힘들어만 보였다. 얼굴을 기억하기 위해 오늘 헤어지면서 악수도 하고 인사도 나누고 사진도 찍었다.
내일은 짧았던 오늘 만남에서 풀지 못했던 서로에 대한 소개와 인사, 몸으로 부대끼는 놀이를 통해 어우러지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그래서 내일은 적응활동으로 특별활동이라 안내하고 교과서는 들고오지 말라 했다. 지난해 6학년 우리교육 필자였던 충북 음성의 김종욱 선생님에게 배운 걸 내일 잠깐 써 먹어볼 생각이다.
집에 돌아와서 아이들 이름 익히고 사진을 보니 지난해 진주형 선생님의 영상편집이 기억나 간단히 만들어 보았다.
아이들 얼굴 들여다 보니 괜히 웃음이 나온다. 이 녀석들이 펼칠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 두렵(?)기도 하다. 하하하 솔직한 심정이다. 행복한 일 년이 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