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반 학급 옷 만들기
토요일 오늘. 우리 반은 특별활동 시간에 학급 옷 만들기를 했다. 어머님들의 도움을 받아 하루 전에 만들어둔 도안틀에 염색물감을 찍어가며 열심히 조금 서툴기는 했지만 몸소 옷을 꾸며 본다는데 큰 뜻이 있었다.
해마다 하는 일이지만, 아이들은 이런 활동을 무척 즐거워 한다. 한 학급의 구성원으로 일 년을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뜻이 있는지 아직 어린 우리 아이들이 머리로 이해하기는 힘들다. 이렇게 크고 작은 활동과 교과 공부 속에서 나를 벗어난 우리를 생각해 보며 사는 일들 속에서 어렴풋이 아주 천천히 느껴 갈 것이다.
공동체 생활이 어떠니 더불어 사는 삶이 어떠니 말들은 많지만 그러한 삶들이 몸으로 깨닫기까지는 몸 속에 오랫동안 쌓여온 경험이 있어야 비로소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드러나는 일일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주변 동료교사들만 보아도 그렇고 나 스스로도 온 몸으로 더불어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그다지 자신이 없다.
늘 아이들 앞에서는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을 얘기하면서도 뒤에서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삶들을 살아가는 우리네 교사와 우리 어른들의 위선을 아마도 우리 아이들은 온 몸으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을지 모른다. 그런 위선의 삶을 배워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가르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우리들이 얼마나 반성을 해야할지 모를 일이다.
덕분에 어줍잖게 이런 옷 만들기 활동 하나에도 나름의 뜻을 담아 반성도 해 보았다. 다음 주에 있을 수련활동에서 우리 아이들이 서로 다른 '우리'를 잠시라도 느끼길 바랄 뿐이다. 오늘도 열심히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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