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돕선생 2008. 1. 20. 23:37

내일 이사를 간다.

먼 길도 아닌 코 앞으로 이사를 간다.

결혼한지 9년만에 장만한 집. 아파트인데도 지붕이 높아 아파트 같지 않았던 집.

그래서 이사한 첫 날. 우리 식구들 거실에서 자며 기분 좋아하던 때가 3년 6개월 전인데......

내일 난 이사를 간다.

정도 들었고 막상 내년에 김해를 떠나는 준비, 아니 경남을 떠나는 준비라는 생각에

갑자기 우울해졌다.

더구나 비도 오고.

 

내일 이사를 간다.

내일 이사인데, 오후 늦게 장애인단체 행사에 참여하러 경주까지 다녀온 아내는 부랴부랴

이사할 짐들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조금 우울하다는 내 말에 바빠 죽겠는데, 우울할 시간이 어디있냔다.

맞는 말이긴 한데, 요즘 부쩍 힘도 빠지고 좀 그렇다.

다음 주에는 나라 밖도 다녀와야 하는데, 설렘이나 기대도 있으련만 요즘 그런 여유도 없다.

 

내일 이사를 간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야 한다.

내일도 비가 온다는데......

이사 잘 끝내고 맛있는 맥주 한 잔 기울일란다.

3년 6개월. 내가 김해에서 교사로 성장하고 우리 아이 건강하게 자라게 하고

우리 아내가 자기 꿈 잘 키우게 해 주었던 우리 집아.

고마웠다. 정말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