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도 간다~
이제 4월도 간다.
지난 3-4월 참으로 바쁘게 보낸 날들이었다.
2학년 아이들과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달려들었던 날들이 벌써 두 달이 됐다.
2학년 아이들의 특징도 제대로 몰라 허우적 거리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고학년 대하듯 아이들을
대할 때, 아이들이 멈칫하는 모습을 보며 이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16년동안 아이들과 엉켜 지내본 경험 탓인지, 아님 그동안 저학년 실천 사례들과 훌륭하셨던
선배님들을 익혀 봐둔 터였는지, 아이들도 나에게 잘 적응하는 것 같고 나도 아이들에게 비교적 잘 적응
하고 있는 듯 하다. 탁 꼬집어 얘기하면, 서로 닮아가고 있는 듯 하다. 좋은 점도 닮고 나쁜 점도 닮겠지.
오늘도 아이들과 헤어지면서 아이들 하나 하나 손잡아 주고 안아주었다. 이렇게 그냥 사는 거다.
다음달은 좀 더 알차게 계획을 잡아 한 달을 보내야할 것 같다. 관계의 달에 맞게 아이들과 부모님, 부모님과 교사, 교사와 아이들 사이의 관계를 잘 이을 수 있는 활동으로 학급살이를 해야할 듯 하다.
오늘 유진이 녀석이 또 반말을 하며 간다. 그냥 나에게 반말을 쓰는 게 좋단다. 친해지고 싶고
또 내가 좋아서 그러지 않겠나. 반말이면 어떻나. 난 유진이가 귀엽기만 하다. 오늘은 또 한수진이
오랜만에 학교를 온 날이다. 그동안 폐렴으로 앓아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일주일 만에야 학교를 왔다.
얼굴이 밝아서 좋았다. 나 보고 싶지 않았냐 하니 나중에 귓속말로 해준다 했다. 그런데 이래저래 바쁘다 보니 수진이가 해줄 귓속말을 듣지 못했다. 월요일에는 꼭 들을 생각이다.
주말에 금산에 간다. 집짓는 일 때문에 요즘 주말이 없다.
집을 짓게 되면서 느끼는 건 정말 자기가 기획하는 삶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다.
누군가에게 이끌려가는 삶이 아닌 나 스스로 나 자신에게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자기 삶을
기획하며 사는 삶. 누가 뭐라해도 내가 기획한 것에 떳떳한 삶. 나는 그 삶을 살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