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어국 + 만두국 = 감동^^
지난 4일, 겨울연수 관련 준비 회의가 있어 하루 전 서울을 찾았다. 윤승용사무국장님 집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던 터라 서울역에 도착하자 마자 구리로 향했다. 밤 9시 넘어 구리역에 도착하자 김영주, 김강수, 윤승용선생님이 나란히 서서 반갑게 맞이 해 주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한참 이야기도 나누고 가볍게(?) 술 한 잔을 나눈 뒤 헤어졌다.
윤승용선생님 집을 찾은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지난 해 전국모사무실 현관문에 머리를 찧어 크게 부은 머리를 감싸고 찾았던 기억이 새삼 떠 올랐다. 역시 오늘도 새벽을 넘어 들어가 조용히 잠에 빠졌다. 토요일 아침. 김선정선생님이 학교로 출근한 뒤, 윤승용선생님은 나를 위해 북어국을 끓이고 있었다. 예전에 북어국 성공사례를 떠 올려 다시 준비한다며 바쁘게 움직이는 윤승용선생님의 정성이 무척 고맙기만 했다.
내가 윤선생님의 두 아들 지석이 지호랑 함께 노는 동안, 국맛이 예전 같지 않다며 안타까워 하는 모습이 한편 우습기도 했다. 다 끓인 국과 밥에 달랑 김치 하나였지만, 윤선생님의 정성으로 충분한 감동의 아침식사였다. 내가 언제 이런 멋진 남자에게 북어국 대접을 받겠는가? 2% 부족한 맛은 있었지만, 윤선생님의 정성이 그 부족한 맛을 채우고도 남았다. 음식은 정성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이렇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한 두 시간 집 밖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뒤, 오후 회의시간에 맞춰 윤선생님과 나는 집을 나섰다. 귀여운 지석이랑 지호가 가지 말라고 하는 고맙고 예쁜 말이 지금도 귓가를 맴돈다.
사무실로 들어서기 전, 전국모 전용식당(?) '목동'에서 점심을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여전히 변함이 없는 식당. 윤선생님은 비빔밥을 나는 만두국을 시켰다. 만두국은 두 종류가 있었는데, 떡만두국이 밥이 없는 반면 만두국에는 밥이 딸려오는 식이었다. 나는 만두국을 주문했다. 그런데, 나중에 나온 것은 떡만두국이었다. 뒤늦게 잘못 전달된 것을 안 종업원이 밥을 갖다주며 미안하다 하기에 괜찮다며 그냥 밥을 먹었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만두국에 들어가는 만두 갯수를 채워주겠다며 작은 그릇에 만두 두 개를 더 갖다 주었다. 이내 '목동'의 사장님이신 머리가 하얀 할머님이 황송하게도 고개를 숙이며 종업원의 실수를 이해해달라 하시기에 나는 몸 둘바를 몰라 순간 당황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님에 대해 최대한의 예우를 하겠다는 사장님과 종업원의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회의를 마치고 또 다시 저녁을 먹으러간 '명동'. 늦게 오는 강훈선생님을 위해 미리 시켜둔 돌솥비빔밥과 국이 식지나 않을까 살펴보는 명동식구들의 정성에 또 한 번 감동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서울행에서 새삼 '정성'과 '감동'이 나에게 크게 다가왔다. 사람이 관계를 맺고 사는 일에는 정성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관계를 깊이 맺을 수도 없을 뿐더러 일을 함께 할 수 없을 것이다. 늘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윤선생님이 끓여준 정성스런 북어국과 작은 실수에도 정성으로 보답하는 한 작은 식당의 만두국이 나의 서울행을 더욱 행복하고 뜻깊게 해주었다. 아이들에게도 좀 더 정성을 기울이고 감동을 주는 실천을 해 보자는 다짐을 해 준 이번 서울행을 아마도 오랫동안 기억할 것 같다.
아, 참! 윤승용선생님. 다음 번 북어국도 부탁해요. 그리고 지석이 지호보고 싶어 다음에 한 번 더 가고 싶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