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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통신22] 광주연수이야기와 풍경

갈돕선생 2011. 8. 11. 12:21

지난 7월 25일 연수국장 민형기샘과 함께 광주연수가 열리는 시청자미디어센터로 아침 일찍 서둘러 길을 나섰다. 어렵고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전국모 상황을 뒤로 하고 멀리 광주로 떠나는 기분이 그리 썩 좋지는 않았다. 자꾸 처지기만 하는 것이 찾아가는 연수를 기획한 올 초의 기운을 내 몸에서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팔자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시청자 미디어 센터로 들어섰을 때, 광주모임선생님들이 보여주신 기운들은 나를 바짝 정신차리도록 해주었다. 회원들 거의 전원이 나와 각자 역할을 맡아 일을 진행시키는 모습이 얼마나 반갑고 고마웠는지 모른다. 자연스레 어두운 서울 일은 잊어 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첫 날을 시작했다. 권정생선생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풀어 준 이계삼선생님 덕에 광주 아침은 훈훈하기만 했다. 당시 서울은 물난리가 나서 시끄러웠다지만, 광주는 비 한방울 내리지 않는 평온한 날씨였다. 이계삼선생님의 강의가 끝나갈 무렵, 나는 광주모임 이유진선생님과 함께 박노자선생님을 모시러 광주역으로 길을 나섰다. 여전히 변함없는 옷차림에 수다스런(?) 하지만 다정다감한 박노자선생님을 맞이하는 일은 무척 즐겁기만 했다. 생각보다 강렬했던 북유럽이야기를 전해듣고는 한편 놀라기도 했지만, 북유럽교육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새롭게 마음자세를 가다듬는 계기도 되었다. 박노자선생님의 강의내용은 이계삼선생님과 함께 작업을 해 <오늘의 교육 9,10월호>와 우리 회지에도 함께 싣기로 했다.

 

첫 날 밤은 김영주선생님과 함께 했다. 싸고 괜찮은 모텔을 구했던 민형기선생님과 나는 광주로 하루 전 내려오는 김영주선생님을 맞이하러 광주역으로 갔다. 그런데 웬걸. 광주에는 고속열차가 서는 또 다른 역이 있었다. 송정역이라고 하던가? 김영주선생님이 내린 곳은 40분이 넘는 거리의 딴 곳이었다. 서둘러 찾아 반갑게 만난 김영주선생님과 우리는 숙소에 짐을 풀고 광주모임 대표인 송지은선생님과 이유진선생님을 만나 길을 나섰다. 옛 정취가 풍기는 막창집에서 3시간 가까이 학교와 아이들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다. 혁신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광주지역 두 선생님에게 김영주선생님의 경험과 철학은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이렇게 첫날을 보내고 다음 날 김영주선생님의 남한산초 이야기가 광주지역선생님들에게 전해졌다. 진보교육감이 등장하고 혁식학교를 한참 준비중인 광주전남선생님들의 눈빛은 이전 연수에서 봤던 그것과 사뭇 달랐다. 질문의 양과 질도 달랐다. 그만큼 달라지고 바뀐 광주전남지역의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이어진 강승숙선생님의 강의도 선생님들에게는 꽤나 인상 깊어던 것 같다. 특히 학습부진아라 일컬어지는 아이들과 그림책으로 놀며 마음을 읽어가며 곁에서 살아주려 애쓰는 모습과 실천사례가 내게는 그 어떤 실천보다 값져 보였다. 이렇게 이틀이 지나고 나는 동시에 진행이 되고 있는 제주로 향해야만 했다. 광주 못지 않게 열심히 준비하고 계신 제주선생님들을 찾아뵙는다는 생각에 정말 어느새 서울은 까맣게 잊고 말았다.

 

제주연수진행확인을 마치고 다시 나는 마지막 강의를 풀어내고 계시는 백창우선생님을 만나러 광주로 다시 길을 나섰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 제주와 따뜻한 정을 뚬북 주셨던 양재선선생님을 비롯한 제주선생님들 모습을 아련히 떠올리며 비행기에서 내려 다시 광주시청자 미디어센터로 달렸다. 연수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백창우선생님의 노래와 이야기 소리가 들렸다. 순간 아~ 이제 광주연수도 끝나는구나 하는 시원함과 아쉬움이 뒤섞이기 시작했다. 연수를 준비하면서 많은 걸 느끼고 행복했고 울 것 같다는 표현까지 해주신 광주선생님들의 모습이 지금까지도 눈에 선하다. 문득 주 송지은선생님께 찾아가는 연수기획을 내 밀었을 때 100명이 힘들 것 같다며 힘겨워 하셨던 올 초 풍경도 떠오르고 연수장이 생각한 것과 달라 학기말에 더욱 힘들어 했던 모습도 떠오른다. 쉽지 않은 연수 진행을 즐겁고 애틋한 마음으로 준비해주신 광주모임선생님들께 이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려본다.

 

아울러 전남모임 선생님들과 나눈 인사도 빼지 않고 싶다. 내심 광주모임만 챙기는 사무국장의 인상을 준 것 같아 죄송하기만 했다. 이러저러한 사정을 이해해주셔 고맙기만 하다. 다음 연수에는 전남이 주역이 되는 연수를 기획해 보았으면 좋겠다. 멀리 내려온 연수국장과 사무국장을 따뜻하게 맞아주신 최경숙선생님과 진윤경선생님, 그리고 무엇보다 전남모임 대표 이민지선생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려 본다. 제주로 떠나기 전 날 근사한 한정식을 사 주신 덕에 일주일이 행복했다는 말씀도 전해 본다. 우리 모임의 힘은 이런 지역선생님에게서 나온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전남모임선생님들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인사 전합니다.^^

 

끝으로 광주연수 풍경을 한 데 모아 놓은 사진을 늘어 놓아 본다. 광주에서 지낸 그날이 정말 그립고 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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