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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동체 벗의 <이것은 교육이 아니다>

갈돕선생 2013. 3. 17. 23:33

[북데일리] 학생이나 교사, 학부모 모두 각자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맞이하는 신학기가 시작됐다. 한껏 성장해서 새 출발을 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마음은 설렘 반 걱정 반이다. <이것은 교육이 아니다>(교육공동체 벗. 2013)를 통해 논산 반곡초 박진환 교사가 털어놓는 ‘승진의 굴레에 갇힌 우리 시대 교사의 자화상’을 소개한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공립학교에서 아이들이나 수업 문제로 선배가 후배를 돕고 협력하는 문화는 만나기 힘들었다. 반면 승진의 길로 들어서는 후배에게 선배가 다가 이런저런 조언을 해 주는 문화는 지나칠 만큼 많았다. 이러한 ‘미덕’은 학교 밖 모임을 만들고 이른바 ‘라인’을 만들어 낸다.(중략) 남자들이 중심이 된 이 모임에서 나타나는 주요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일명 ‘형님’ 문화다. 주로 같은 대학 출신으로 탄탄한 선후배의 끈을 잇는 이런 모임에서 호칭은 대개 ‘형님’이다.” (p62)

이런 교직 문화가 수직적이고 비민주적인 학교 체계를 만들어가는 것은 자명한 일. 이어, 그는 이를 완전하게 만들어 가는 인물이 바로 교감이라고 전한다.

흔히 교감들은 교장을 ‘모신다’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교감 스스로도 "교감이 학교에서 제일 중요하게 할 일은 교장 선생님을 잘 모시는 거야”라고 말할 정도.

‘교감이 교장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근무평정을 잘 받아야 하는데, 교감의 평가는 해당 교육기관과 교장이 각각 나눠서 하도록 돼 있다.’ 이런 승진 시스템을 볼 때 교장은 교감에게 절대적일 수밖에 없고, 위 이야기는 충분히 가능하다. 이런 모습은 교사들에게 자연스럽게 전수되고, 그 결과 ‘학교는 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탄탄한 비민주적인 문화를 재생산’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씁쓸한 현실 속에서 2010년에는 ‘김해 초교 여교사가 고실서 목매 자살‘한 사건도 실제 발생했다. 일반 조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라인‘ 만들기나, 조폭세계에서 두드러진 ’형님‘ 문화가 교사들 사이에서도 일상적이라니 놀라운 일이다. 현실을 정확히 알아야 제대로 된 처방도 나올 수 있는 법. ’학교의 배반‘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우리에게 ’오늘의 교육‘ 현실을 깊이 성찰해 볼 기회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