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교육연수기] 9부_ 9월 3일~4일_ 안녕~ 코펜하겐! 안녕~ 북유럽이여~
생각보다 지난 이틀 이야기가 길었다. 비행기 속 현재 시각 오전 4시 20분. 이제 약 4시간 뒤면 한국에 도착한다. 어제 3일 벨라스카이 호텔에서 아쉬운 아침식사를 하고 나온 시간은 현지시각 오전 9시. 바로 공항으로 갈 것 같았던 분위기에 가이드는 조금 시간의 여유가 있다며 시청투어를 제안했다. 어찌나 고마운지. 바쁘기만 해 보이는 코펜하겐의 아침에 시청으로 가는 길은 상쾌하기만 했다. 쾌적한 도시의 맑은 공기가 아마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1905년에 완성한 코펜하겐 시청사는 중세 덴마크 양식과 북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양식으로 우뚝 솟아 있다. 코펜하겐에서 가장 큰 105.6m의 탑이 있으며 이곳에 오르면 코펜하겐시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데 우리에게 그런 시간은 없었다. 시청에 바로 들어가면 홀 바로 옆에 100년에 1000분의 1초 밖에 오차가 생기지 않는다는 옌스올센의 천문시계가 있다고 하는데, 그것을 보지 못한 것 같아 무척 아쉬웠다. 시청사 바로 옆 안데르센 거리에는 티볼리 공원을 바라보고 있는 안데르센 동상이 이어 사진 촬영 장소로 인기가 높은데, 이곳에서 우리 일행은 사진찍기로 한동안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시청에서 10시 방향에는 코펜하켄시의 온도를 알려주는 대형 온도계가 설치돼 있는데, 상부에 동상들이 정기적으로 나와 독특한 풍경을 연출을 한단다.
이제 짧은 시청과 광장투어를 마치고 공항으로 가기 위해 서둘러 버스에 올랐다. 타기 전 나는 도로 옆 꽤 넓은 도로를 달리는 수많은 자전거 행렬을 지켜보며 사진을 찍었다. 코펜하겐에서 빠뜨릴 수 없는 소재가 바로 이 자전거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이드가 처음 우리를 만났을 때부터 강조한 자전거. 덴마크 특히, 코펜하겐에서 자전거에 대한 배려는 엄청났다. 장기적으로 2050년까지 코펜하겐을 자동차 없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니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들은 친환경도시, 신생 에너지 도시로 지속가능한 도시와 나라를 만들고 싶어 했다. 거기에 가장 알맞은 교통수단이 바로 자전거였다. 자전거에 대한 배려는 도로 곳곳에 우리나라 보다 훨씬 넓은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져 있는 것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자동차보다 자전거를, 사람보다 자전거를 더 배려하는 교통정책을 펴고 있는데, 일부 시민과 관광객들이 이 자전거 도로를 무시하거나 뭣 모르고 차지하고 있다가는 크게 호통을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할 수밖에 없다.
코펜하겐 중앙역 지하에는 무료로 자전거를 대여하는 곳도 있고 가이드의 전언에 따르면, 인구 137만인 코펜하겐에 자전거 거치대가 150만개가 넘는다고 하니 가히 자전거 공화국이라 해도 지나치니 않을 곳이었다. 거리를 걷다가 혹은 버스를 타다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출퇴근 혹은 이동을 자전거로 하는 모습이 보인다. 굳이 복장을 갖추지 않은 모습이 보이는데, 최근에는 코펜하겐에서 장거리 출근을 자전거로 하는 시민들을 위해 직장에 샤워시설을 갖추도록 했다고 하니 그들의 자전거에 대한 사랑과 집념은 정말 대단하다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잠시 머문 시청 앞 광장 자전거 도로에는 많은 자전거들이 거치된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그때 가이드가 내 곁에 오더니 자전거도로 옆에 세워진 사각기둥의 계기판을 설명해주겠다 한다. 얘긴즉슨, 사각기둥 가운데 숫자가 오늘 아침부터 이곳을 지나간 자전거 대수를 표시해 주고 있는 것이라 한다. 그러고 보니 자전거들이 지나칠 때마다 숫자가 하나씩 올라간다. 총 대수를 보니 오늘 아침에만 벌써 4천대가 넘게 이곳을 지나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덴마크, 코펜하겐 정말 대단하다!
어느새 공항. 코펜하겐에서 헬싱키를 경유해 인천으로 가야하는 방식 때문에 먼저 일부 일행이 먼저 떠나고 나를 포함한 나머지 일행이 두 시간 뒤에 출발을 해야 했다. 면세점을 두르는데도 금새 시간이 지났다. 1시간 30분 동안 비행기를 타고 다시 헬싱키 공항에 도착해 환승하는 곳으로 이동을 했다. 그곳에서 또 면세점이 있었는데, 아들녀석 생일선물로 시계 하나를 사고는 급히 37번 게이트로 이동을 했다. 그런데 출국심사를 하는 곳에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으로 가득했다. 출국심사를 해야 한다는 것을 몰랐던 우리 일행은 길게 늘어선 줄에서 답답하게 시간을 보내야했다. 겨우 답승시간에 맞춰 들어간 핀에어. 57번 A석. 또 김미연선생님이 내 옆자리에 앉아 뜻 깊은 형제애(?)를 나누게 됐다. 다시 한국 시간으로 시계를 맞춘 뒤, 잠시 쉬고 점심겸 저녁을 먹은 뒤 이렇게 글을 썼다. 마침내 모든 일정과 기록을 마무리 한다. 거칠고 때로는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아 정보가 틀릴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렇게 여행기를 남긴 것에 나 스스로 만족하고 대견스럽게 생각한다. 러시아에서 북유럽으로 이어지는 약 100쪽의 여행기를 다듬고 다듬어 올 연말에 예쁜 문집으로 엮어낼 생각이다. 2013년의 소중한 기억으로 남길 수 있기를 바란다. 지금 시각 9월 4일 오전 4시 52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