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정말 잘못했어, 성*야."
기어코 일을 저질렀다. 수업 중 바쁘게 몸을 움직이다 학습도움반으로 가던 성*를 놓쳐 버렸다. 다른 아이들의 요구에 반응을 하다 성*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던 거다. 도움의 손길을 계속 요구했는데,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 성*의 목소리가 워낙 작은 탓도 있었지만, 2시간 동안 나는 성*가 어떤 아이인지를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정말 못난 선생이었다. 수학시간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가려는데, 성*가 엎드려 움직이질 않는다. 밥을 안 먹겠단다. 그때까지도 나는 까닭을 몰랐다. 난 정말 미련한 선생이었다. 나중에 다시 밥을 먹고 올라올 테니 그때는 얘기해 달라 했더니 엎드려 고개를 끄덕인다. 눈물까지 보이며.
나중에 다시 올라오니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내가 물었다. "성*미야. 이제 괜찮아? 아까 왜 그랬는데?" "이제 밥 먹으러 갈 수 있겠니?" 하니 그러겠단다. 뒤늦게 성*를 데리고 식당으로 가며 또 물었다. "아까 왜 그랬는데?"하니 "선생님 얼굴이 무서워서요?" 한다. "에이, 설마. 그것 말고 다른 이유가 있지?" 하니 대답을 안 한다. 그렇게 밥을 먹이고 나는 연구실로 달려가 잠시 회의를 하고 다시 교실로 돌아왔다. 6교시까지 모든 수업을 마치고 생활글을 쓰지 않은 성*에게 잠시 남아 글을 써달라고 했다. 학습도움반으로 가는 아이 치고는 꽤 글을 쓰는 편이라 부탁하기도 어렵지 않았다. 성*도 큰 부담없이 생활글 한 편을 써 주었다. 그런데, 생활글을 읽어보니 못난 내 모습이 가득했다. 머리를 한 대 크게 얻어 맞은 느낌이랄까. 내가 오늘 성*미를 전혀 돌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내 자신이 정말 실망스러웠다.
정신 없는 한 주를 보내며, 아이들 하나하나 살펴가며 아이들의 생활을 구조화시켜가는 과정에서 성*를 미처 챙기지 못한 내 모습이 정말 부끄러웠고 한심스러웠다. 정신이 바짝 들었다. 내일부터는 모든 활동의 중심에 성*를 가장 먼저 앞세울 작정이다. 자칫 달려가기만 할 내 모습을 재빨리 붙잡아 준 성*가 오늘 내게는 큰 스승이었다. '성*야, 선생님이 정말 잘못했어. 다신 그러질 않을 게."
2014년 3월 5일 수요일 날씨 많음
수학이 몰라서
수학이너무몰라서선생님을부러는데선생님은친구들않데만쓰경을쓰다. 나는 선생님이 정말 좋아다고 했는데 선생님은친구들만쓰경을너무만이쓰다. 나는 계속을 불려다. 선생님은 네말을 않뜨려다. 나는 선생님이 부끄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