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백창우의 '노래야, 너도 잠을 깨렴'을 읽고.......
이번 여름 '전국초등국어교육 연수'가 청주교대에서 있었다.
김해 모임 대표이기도 했던 나는 엉겁결에 이번 강좌에 초대 강사인 백창우씨의 강좌의 사회를 보게 되었다. 처음엔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까이꺼 한 번 해 보지'라는 생각으로 받아들였다.
그래도 명색이 사회를 보는데, 그저 이름만 약력만 소개하는 식으로 재미없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싶어 그의 책을 읽어보리라 생각했다. 올 초 읽다가 재미없어 잠시 중단한 '다치바나 다카시'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라는 책을 보면 그가 전문가를 인터뷰할 때 반드시 그의 책과 논문, 그리고 저널을 거의다 독파하고 만나야 했다라는 부분을 읽을 수 있다. 흔히 리포터들이 준비되지 않은 인터뷰로 시청자와 독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는 세태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비춰 백창우씨에 대한 어느 정도 노래와 시를 접한 나로서는 그의 책이 그의 강좌 사회를 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연수 가기 전 급하게 읽기로 했다.
결국 생각한 것보다 훨씬 좋았던 그의 책을 읽으며 읽는동안 참 행복했던 기억이 새롭다. 어럽고 힘들었던 그의 어린 시절 얘기와 시인과 노래에 대한 이야기, 음악에는 정답이 없다는 쉽게 써내려간 음악이야기, 노래를 만들고 부르면서 생각했던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통해 세상을 얘기하고 삶을 얘기하는 백창우의 또 다른 면을 읽을 수 있었다.
아버지가 보고 싶을때마다 조그맣게 흥얼거리던 노래, 이원수 시의 '개나리꽃'을 음반으로 만들었지만, 노래를 하다 눈물이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 번도 무대위에서 부르지 않았다던 이야기 속에서 따뜻하고 여린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좋은 선생님은 교과서 밖에 더 큰 세상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며, 교과서에 실린 노래들만 '정답'인 것이 아니라, 그 바깥에도 엄청나게 넓은 노래의 바다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선생님이 아니겠냐며 현 교육과정과 방법, 교사의 교육관을 비판하는 모습에서 그의 철학을 엿볼 수도 있었다.
이번 연수때 사회를 보며서 조금은 흥분도 하고 쑥스러워 했지만, 가깝게 옆에서 이런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강좌가 끝나고 나서 그의 옆에 가서 사인을 부탁했다. 내 책에 그의 사인은 이렇게 적혀 있다.
박진환 선생님께
늘
한편의 좋은 시처럼
음악처럼
좋은 하루, 좋은 삶
살아
가시기를.......
2005. 여름
백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