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교사일기/2006년 교단일기

모든 아이가 잘 할 수는 없다.

갈돕선생 2006. 4. 5. 14:16

나름대로 한 달 동안 아이들과 호흡을 맞추려 노력했지만 여전히 나와 호흡을 맞추지 못하는 아이들때문에 답답하다. 10년 넘게 늘 겪는 일이지만 가르치는 일이라는게 그렇게 쉽게 변화를 이끌어내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 답답함은 아마도 내가 교직을 그만 둘 때까지 가지 않을까 싶다.

 

오늘 여학생 한 명이가 한 달 내내 생활글 안 쓴 것을 알게 되고는 정말 화가 났다.

늘 내 곁에서 내가 좋다고 늘 따라다니는 아이가 생활글을 한 달 내내 한 번도 쓰지 않은 걸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한 달은 일단 반 전체를 만들어가는 기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지만 이건 내 자신에게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올해 바뀐 생활글 쓰기 방법때문이기도 하다. 예전엔 날마다 생활글을 쓰게 했기 때문에 쓰고 안 쓰고 하는 아이들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올 해는 이틀에 한 번씩 그것도 쓰기 싫으면 쓰고 싶을 때 쓰라고 했다. 그것때문이었을까. 얼마전에도 두 명의 남학생들이 오랫동안 적지 않은 걸 알고 내심 화가 단단히 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 내가 그 여학생이 한 달 동안 생활글을 쓰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는 그만 참지 못하고 화를 내버렸다. 정작 혼날 사람은 선생인 나인데도 말이다.

 

모든 아이가 잘할 수는 없다. 한 번에 잘 할 수는 없다.

나중에 먼 나중에 그 아이에게 드러날 일일지도 모를 교육효과에 지나치게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처음 먹었던 생각 다시 떠 올려 본다.

 

차근차근 멀리보고 천천히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