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을 마무리 지은 비빔밥 잔치
소통의 달 4월을 마무리 지으며 아이들과 비빔밥 잔치를 했다. 역시 우리나라 사람은 잔치에 먹는 게 빠지면 안된다. 다영이 어머님이 음료수도 보내주시고 이래저래 잔치 냄새가 물씬 풍겨났다. 사흘 전부터 미리미리 다짐받고 준비하던 덕에 한 아이도 빠짐없이 준비물을 모두 가져왔다. 즐거운 토요일이었다. 아침부터 힘들게 한 아이들때문에 잔소리는 있었지만 비빔밥 잔치 덕에 모두 묻혀 버렸다.
이제 5월이다. 나는 이 달을 '관계'의 달로 만들어 놓았다. 부모님과 아이들, 아이들과 교사, 부모님과 교사가 끊임없이 얘기되는 달. 그들의 관계가 좀 더 따뜻해지고 믿음이 쌓여 가는 달이었으면 좋겠다. 국어에서는 낱말과 문장, 문단의 관계를, 수학에서는 여러 삼각형, 시간과 무게들 간의 관계를, 사회에서는 지역생산물과 우리들간의 관계, 과학에서는 강낭콩과 주위 환경 간의 관계, 혼합물 속의 관계 따위를 배울 것이다.
세상에 관계가 없는 것은 없다. 하지만 그 관계가 자기만을 키우려 할 때 자기가 아닌 것은 그만큼 소외당하고 아픔을 겪는다. 자기가 아닌 것을 키워 자기를 키우는 일을 깊이 생각하는 달로 만들어 볼 생각이다. 이는 비단 교실 속에서만 머무를 수는 없다.
양극화로 심화되는 서민들의 생활고와 비정규직의 아픔도 살펴보고, 한미FTA로 모든 경제권을 미국에 넘겨주려하는 노대통령과 정부의 몰상식과 무능함도 되살펴봐야하고, 평택을 강압적으로 미군기지로 만들어 졸지에 이 땅의 농민을 실향민으로 만드려는 노정권의 반민족적이고 반민주적인 모습도 지켜보며 공부해야 한다. 이 나라 기득권 세력의 근거지인 사립학교를 수호하기 위한 한나라당의 교묘한 꼼수도 지켜보며 이 나라의 교육이 어디로 가는지도 뚜렷하게 지켜 보아야 한다.
홍세화선생님을 비롯한 몇몇 뜻 있는 교사들이 우리 교사들의 삶을 돌아보며 참으로 윤택해졌다고 말한다. 예전보다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 그 교사들이 맡고 있는 아이들의 삶은 그렇지 못한데, 예전에 비해 우리 교사들은 공부도 덜하고 아이들에게 헌신적이지도 않는다고 꼬집는다. 입시가 활개치고 학벌이 아직도 중요한 뒷받침이 되는 사회에서 공교육은 늘 모든 이들에게 평등하게 다가가지 못한다. 겉은 공교육이지만 그곳에서 소외받는 아이들은 여전히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어려운 부모들의 자식이다. 교사가 더 노력하고 더 낮아져야 한다.
어제 토요일. 4월을 보내는 비빔밥 잔치 참 재밌었다. 그리고 즐거웠다. 갈돕 아이들아~ 그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