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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10시간씩 ‘공부노동’시달려

갈돕선생 2007. 6. 26. 14:26

초등학생 하루에 10시간씩 ‘공부노동’시달려

“어른인 아빠보다 왜 더 많은 ‘공부 노동’에 시달려야 하나요.”

2002년 학업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자살한 천안의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일기장에 남긴 말이다. 요즘의 초등학생들은 ‘노동’이라 부를 정도로 많은 학습량과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가 지난해 서울지역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43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교 수업 뒤 학원 수강을 하거나 과외를 받는 어린이들이 전체의 86.9%였다. 10명 중 8~9명은 학교 공부로도 부족해 어떤 식으로든 추가로 수업을 받는다는 얘기다. 특히 서울 강남 지역의 어린이들은 94.3%가 방과 후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과외 공부 시간이 하루 2시간이라고 응답한 초등학생은 17.8%, 3시간이라는 응답은 13.8%였다. 4시간30분을 넘는다는 어린이들도 8.5%나 됐다.

고학년인 5·6학년의 경우 평일 학교 수업 6시간 외에 사교육 약 2시간, 학교 및 학원 숙제 약 1시간, 학습지를 포함한 개인공부 시간 약 1시간 등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을 공부에 쏟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야외에서 뛰어노는 시간은 적었다. 어린이 10명 중 3명은 야외 놀이에 보내는 시간이 하루에 단 1분도 없다고 응답했다. 서울 전곡초 전병식 교장은 “초등학생들이 친구들과 뛰어놀지 않고 앉아서 공부만 하거나 컴퓨터 오락을 할 경우 정서 발달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은 공부나 학업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10명 중 7명 이상이 부모가 공부하라고 하거나 시험 성적이 나쁘게 나올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했다.

한 참고서 업체가 전국 초등학생 57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언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느냐는 질문에 40%는 ‘엄마가 공부하라고 잔소리 할 때’라고 대답했고, 35%는 ‘시험 결과나 성적이 나쁠 때’라고 응답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보통 어떻게 해소하느냐’는 질문에는 45%가 ‘특별한 해소 방법이 없다’고 응답했다.

〈김다슬기자 amorfat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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