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책을 펴냈습니다. 제 이름이 드러난 단행본은 두 번째이고 제 이름만 들어간 단행본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낯설기도 합니다. 조용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실천하시는 수 많은 선생님들이 계신데 감히 제가 이런 책을 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우리교육이 펴내는 지혜로운 교사 시리즈는 완성된 교사의 성과가 아닌 진행형이면서 성장하려는 일반 교사들의 솔직한 일상을 담아내는 것이라 하여 부족하나마 저의 실천을 어줍잖게 담아 보았습니다.
모쪼록 저보다 좀 더 나은 실천이 이 세상에 많이 드러나 교육이 바로서고 그래서 진정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학습노동에 찌들어버린 우리 아이들에게 삶의 리듬을 되찾아주자! ●● 아이들 곁에서 함께 사는 일 ○ 삶에 지친 아이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해 줄 것인가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철이 바뀌는 줄도 모르고 학습 노동에 시달리는 요즘 아이들. 삶에 찌든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배움의 리듬을 되찾아주고 싶어 하는 한 초등 교사의 학급운영 경험담을 풀어냈다. 이른 아침부터 사교육을 받고 오는 아이들, 학교를 마친 뒤에도, 소풍을 다녀와서도 학원으로 달려가야 하는 아이들, 아프다고 마음 놓고 결석도 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약을 먹어도 열만 내리면 바로 공부하라 떠밀어 보내던 부모님들의 모습을 보며 지은이는 깊은 자괴감에 빠져든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할까?’ 자기 삶과 꿈을 잃은 채, 오늘의 삶을 죽여 가는 모습은 더 이상 살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지은이는 아이들 곁에서 함께 사는 일이 곧 교육임을 깨닫고 아이들 삶의 리듬을 잇는 학급운영을 실천한다. ○ 아이들 삶의 리듬을 되찾아주는 학급운영 ‘아이들 곁에서 함께 사는 일’이 곧 학급운영임을 깨달은 지은이는 교육과정을 주제별로 재구성하여 하루와 주, 달과 철의 리듬과 연결시킨다. 아이들은 배움의 리듬 속에서 성장하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발도르프 교육철학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교육철학이라고 해도 지금, 우리의 상황에 딱 들어맞을 수는 없는 일. 지은이는 수많은 연수를 쫓아다니고 선배 교사들의 교육실천을 엮은 책들을 직접 따라해 보며, 발도르프 교육의 중심 생각을 지금, 우리에게 맞게 재구성해낸다. 여기에 영향을 미친 또 한 가지는 시골마을 작은 학교에서 지낸 경험이다. 열 명도 안 되는 아이들과 함께하며 지은이는 아이들의 삶을 제대로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이지 않게 자연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그 속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 ‘아이들 곁에서 함께 사는 일’이 곧 교육이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들이 한데 어우러진 ‘아이들 삶의 리듬을 잇는 학급운영’은 학사력에 따라 3월 만남, 4월 소통, 5월 관계, 6월 평화, 7~8월 세상, 9월 협동, 10월 나눔, 11월 노동, 12~2월 감사라는 주제와 교육과정을 연결시키며 들숨과 날숨을 이어주는 학급운영으로 거듭난다. 아침에 눈을 뜨면 무언가 즐거운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대를 주는 곳이 학교여야 한다는 생각, 아이들 곁에서 함께 사는 일이 곧 학급운영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교사 박진환의 학급운영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를 위해 지은이에게는 글쓰기도 필요했고, 책 만들기도 필요했고, 시와 노래도 필요했다. 교과를 재구성하여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늘 고민을 거듭하는 초등 교사의 성찰과 실천을 담았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어떤 공간이어야 하는지, 교사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교육에 관한 가장 본질적인 물음을 품고 있는 이들에게 권한다. 차례 1장 아이들 곁에서 함께 살아가기 아이들에게 배운다 삶과 꿈을 잃어버린 아이들 학급운영,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다 아이들 곁에서 함께 살아가기 2장 잃어버린 배움의 리듬을 찾아서 아이들 삶 제대로 보기 달과 한 해의 리듬 짜기 주의 리듬 짜기 하루의 리듬 짜기 하루를 여는 다섯 가지 밑그림 리듬이 있는 수업 만들기 들숨과 날숨을 잇는 리듬 하루의 리듬 매듭짓기 3장 아이들 삶의 리듬을 잇는 학급운영 만남, 서로를 알아가는 3월 소통, 마음의 문을 여는 4월 관계, 자기 아닌 것을 키워 자기를 키우는 5월 평화,‘ 가름’이아닌‘어우름’의6월 세상 학교라는울타리를넘어보는7월·8월 협동 너와내가함께만들어가는9월 나눔 따뜻한정을나누는10월 노동 일의가치를깨닫는11월 감사 모든것에고마움을느끼는12월2월 4장 리듬의 빈틈을 채워줄 숨표 하루에 한 아이 사랑하기 아이들 집으로 초대하기 색다른 명함 건네기 개나리 통신으로 맺는 인연 1년 학급운영을 안내하는 자리 가정방문과 학교방문 학급운영의 바탕, 글쓰기 계절별로 묶는 학급문집 끝없는 성장을 가능케 하는 교사의 기록 글쓴이 _ 박진환 처음 교단에 들어서며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서 교사로 아이들과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었다는 선생님은 각기 다른 환경과 재능을 타고난 아이들에게 공부라는 하나의 기준으로 한 줄 세우는 교육에 답답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행복의 가치가 사회경제적으로 높은 위치에 오르는 것만이 아닌데도 학교와 어른은 오직 하나의 가치로만 아이들을 몰아세우고 있다고 말이지요. 평범한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지만 아이들이 행복한 어른으로 자라는 길이 여러 가지임을 알려주고 싶다는 선생님은 오늘도 아이들 곁에서 함께 살아주는 교사로 살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2003년 우리교육이 주최하는 ‘좋은 학급문집 공모전’에서 버금상을 수상하고, 2006년에는 ‘갈래별 글쓰기가 돋보이는 문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현재는 경남 김해 어방초등학교 교사, 전교조 김해초등지회 참실국장,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연수국장을 맡고 있습니다.
●● 지혜로운 교사 시리즈 배움과 나눔, 모두를 위한 교육 여전히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지만, 우리 교육계는 제도와 내용이라는 두 측면에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현장 교사들의 꾸준한 연구과 실천을 통해 수많은 교육 자료들이 쌓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교육출판계를 보면, 그 흔적을 찾기 힘듭니다. 직접 아이들과 함께한 교육 활동의 결과들을, 말 그대로 살아 있는 교사의 언어로 담아낸 책들이 빈약합니다. 교사들의 실천을 정리해내는 동시에 다른 교사들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그 무엇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교사는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며 나누는 존재입니다. 아무리 세상이 경쟁으로 치닫고 자본에 눈먼다 해도 교육에서만은 포기할 수 없는 중심 가치가 있습니다. 바로 ‘배움’과 ‘나눔’입니다. 스스로 서고 더불어 잘살기 위한 배움과 나눔이 아니라면 교육의 진정성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우리교육은 ‘모두를 위한 교육’을 지향하며, 이제껏 개인 차원에서만 다루어진 교사들의 교육 실천 경험들을 <지혜로운 교사> 시리즈로 모아내고자 합니다. 그 결과물을 다른 교사들과 나누는 과정에서 함께 성장하는 책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 각박한 세상에서 묵묵히 아이들과 함께 교사들이 일구고 있는 미래를 이 속에 고스란히 담고 싶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