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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통신14] 파주 출판 도시는 회색 빛이었다!

갈돕선생 2011. 4. 27. 11:45

난생 처음 파주를 갔다. 어린이 도서관 꿈꾸는 교실에서 강의를 요청해 왔기 때문이다. 국어교과서 어떻게 봐야할지 학부모들에게 이야기를 전해달라했다. 초행길에다 동생 차를 몰고 가는 길이어서 조금 일찍 출발을 했다. 처음 서울시내와 강변북로를 운전하는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 내가 여기 왜 있지? 하는 그런 기분. 1시간을 조금 넘겨 들어간 파주출판도시는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회색빛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현대식 건물들만 눈에 들어왔다. 널찍한 도로, 사람과 차량은 거의 없는 차가운 도시. 이런 도시와 책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왜 이렇게 전부 회색과 검정색만 칠해 놨는지.

 

 

 

 

 

 

이와  다르게 어린이 도서관은 아담하고 따뜻했다. 도서관의 안주인 황수경님(학교, 겁내지말자의 저자)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강의 준비에 들어갔다. 하나 둘씩 인근 파주지역에 사시는 어머님들이 1층 강의실로 모여드셨다. 학부모대상으로 강의를 처음 하는 거라 어떻게 해야할 지 걱정이 들었지만, 예전 우리 반 학부모님들 대하듯 자연스럽게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다.

생각보다 반응은 뜨거웠다. 국어교과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고 다시 개정되고 있는 교육과정과 교과서가 어떤 문제들을 안고 있는지 자세히 말씀드릴 때마다 어머님들 얼굴에 걱정이 가득했다. 강의 도중 질문도 하시며 아이들의 교과서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글쓰기 지도는 어떻게 해야할지, 심지어 대안학교에 아이들 보내야 하는지까지 매우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궁극적으로는 내 아이의 교육을 어떻게 어떤 관점에서 시작해야 하는지까지 이르는 등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좀 더 다르게 진행되기도 했다.

멍청하게도 우리 모임이 만든 대안국어교과서를 가지고 가지 않아 궁금증만 증폭시켰는데, 다음 번 학부모 강의때는 좀 더 세심한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우리 교사들이 학교 안 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서 학부모에 대한 국어교과와 기타 교육관련 강좌를 열어 초등교육에 대한 이해를 넓혀 나가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됐다.

 

강의를 마치고 도서관 식구들이랑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점심에는 아침독서신문의 편집책임을 지고 있는 하지혜씨도 함께 했다. 지난해 아침독서신문에 연재한 인연으로 만나게 된 것인데, 이번에는 내가 부탁을 할 것도 있었다. 이번 우리모임 전국여름연수 지상특강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요청을 했는데, 흔쾌히 승낙을 해주셨다. 1면이 될지, 2면이 될지는 모르나 9월 전국에 계신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에게 우리 모임을 소개할 지면을 얻는 소득이 있었다. 아침독서신문은 아주 큰 건물에 사무실과 도서실, 재활용책서점까지 갖추고 있었다. 특히 헌 책들을 모아 판 수익금을 책에서 소외된 아동과 작은 도서실에 기증도 한다며 널리 알려 달라 한다. 앞으로도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과 좋은 인연 오랫동안 맺길 바란다.

 

 

 

먼 파주까지 다녀오면서 또 하나를 배웠다. 앞으로도 두루 배울 게 많다. 사람, 학교, 책.... 무수한 만남 속에서 내가 가야할 길을 정리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오늘은 대전 모퉁이 도서관에서도 트위터로 연락이 왔다. 대전에도 내려가야 할 듯 하다. 좀 더 준비해서 우리 모임이 만든 대안국어교과서도 잘 알려드리고 아이들의 우리말 우리글 교육에 대한 도움말씀도 잘 전해드려야겠다. 하~ 내일은 왕규식선생님 이야기 수학 월례강좌가 마침내 첫 삽을 뜨게 된다. 30명에 가까운 선생님들이 신청을 해 주셨다. 잘 마무리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