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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통신 19] 수많은 만남으로 가득찼던 6월

갈돕선생 2011. 7. 5. 14:41

 

• 왕규식의 수학이야기 동영상 제공

 

지난 5월26일과 6월23일에는 왕규식선생님의 이야기 수학, 월례강좌 두 번째, 세 번째 강좌를 종로구청 옆 에듀니티 공간에서 열었습니다. 33명이라는 많은 분들이 참가하셔 강의 공간이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수와 셈, 그리고 도형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흥겹고 즐겁게 풀어져 강의를 기획한 저로서는 무척 기뻤습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수의 세계, 셈과 도형에 대한 관점과 원칙들을 새롭게 안다는 것이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에게 크게 다가갔었나 봅니다. 진행하느라 자세히 읽어내지 못한 강의 내용은 여름방학때 누리집에 영상으로 올려놓을 때 다시 보려 합니다. 지역에 계신 정회원선생님들이나 미처 신청하지 했던 수도권 정회원선생님들, 그리고 강의를 들었지만 다시 확인하고 싶었던 정회원선생님들에게는 무료로 제공해 드릴 예정이니 기대하셔요.

 

<정회원 혜택>

왕규식의 수학 이야기 상반기 월례강좌 동영상 제공(7월 25일부터 전국모 누리집에서)

 

 

• 남한산초등학교와 대안교과서 작업

 

6월3일에는 남한산초등학교를 찾았습니다. 그날 그 곳 선생님들에게 '글쓰기'로 강의를 하러 가야 했기 때문인데, 저 이전에 이미 회장님이신 박지희선생님과 김강수선생님이 찾으셨고 저 다음 차례로 임연아선생님이 찾으셨습니다.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을 나름 대표하는 이들이 대한민국 작은 학교 운동의 상징인 남한산초등학교를 찾아간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남한산초등학교는 정말 아담하고 아름다운 학교더군요.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찾았던 남한산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아이들이 힘껏 뛰놀고 있었습니다. 새로 단장된 학교 시설들은 아이들이 생활하기에 알맞았습니다. 그 아이들 곁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교사들 가운데 둘은 우리 모임이 정말 아끼는 사람들이지요. 김영주와 윤승용. 반갑게 맞는 그들을 따라 남한산초등학교를 둘러보며 마음껏 부러워했습니다. 강의라기보다 진지한 논의와 토론의 장이 됐던 제 강의도 덩달아 내용에 힘이 실리는 것 같았습니다. 강의를 마친 뒤 저와 김영주, 윤승용, 김강수선생님은 다시 구리에서 만나 3학년 대안교과서 작업을 의논했습니다. 덜 다듬어진 대안교과서 작업의 방향과 일정을 다시 잡아 8월말까지 최종안을 내 놓을 작정입니다. 앞으로 또 다시 힘겨운 일정이 예고됐지만, 해야 할 일이기에 어려움을 무릅쓰고 기어코 가려 합니다. 많은 격려 부탁드려요.

 

 

• 찾아가는 여름연수 열풍

 

지난 6월, 사무국은 찾아가는 여름 직무연수 접수로 한창이었습니다. 전국 집중 연수를 기대하셨던 몇몇 선생님들이 미처 소식을 듣지 못하고 연락을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올해 그리고 내년까지는 집중연수를 하지 않고 찾아가는 지역연수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올해는 전남, 경남, 제주를 기점으로 광주, 김해, 제주에서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을 알리는 연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남 100명, 경남 120명, 제주 40명씩 총 260명을 대상으로 접수를 진행하고 있는데, 경남 김해의 경우는 접수를 시작한지 3일 만에 접수가 마감이 되고 대기자를 받는 등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광주와 제주도 빠르게 마감되었는데, 세 지역에서 우리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을 알릴 수 있게 돼 무척 기쁩니다. 내년에는 강원, 전북, 경북, 대구 지역에서 찾아가는 연수가 진행되면 좋겠습니다. 지역선생님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바랍니다.

 

• 거산초등학교와 굴렁쇠 아이들 공연

 

충남 거산초등학교에서 '백창우와 굴렁쇠 아이들'의 공연이 있다는 소식에 꼭 가겠다고 오래 전에 최은희 선생님과 약속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백창우선생님과 광주연수 건으로 의논드릴 일도 있어 교육공동체 벗 김기언님과 함께 거산을 찾았습니다. 한 달 전 최은희샘을 앞서 만날 일이 있어 찾았던 거산. 흐릿하고 습한 날씨 아래 신축 건물 뒤편에서는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정겹게 들리더군요. 6월9일. 그날은 거산초등학교가 해마다 여는 거산가족음악회라고 합니다. 그곳에 백창우선생님과 굴렁쇠 아이들이 초청을 받은 것이지요. 1부에는 거산초 아이들이 각자 익히고 닦은 노래실력을 뽐냈습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서너 팀씩 구성을 해 합창에서 독창까지 여러 노래들이 힘차게 울려 퍼졌습니다. 자녀들의 잔치에 초대받은 학부모님들도 모두 즐겁고 흥겨운 표정들이었습니다. 마치 몇 년 전 담임을 맡을 때 우리 반 풍경과 매우 닮아있었습니다.

학교교장이 나서는 게 아니라, 교감이 나서는 게 아니라 대외적인 전시용 행사가 아니어서인지 아이들도 부모들도 모두 한 식구처럼 참여하고 기뻐했습니다. 이윽고 2부에 백창우선생님과 굴렁쇠 아이들의 공연이 시작됐지요. 지금껏 나온 각종 앨범에 실린 아이들의 노래를 거산 아이들과 부모님, 선생님, 그리고 나도 함께 부르며 신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두 시간은 그렇게 흐르고 공연은 성황리에 잘 마쳤습니다.

거산초등학교를 가고 오는 길에 때로는 거산초등학교에서 좋은 학교, 좋은 교사, 좋은 교육에 대한 많은 이야기와 걱정들을 토해냈다. 문화예술관계기관의 지원을 받아 추진하는 학교 행사라고 하지만, 꽤 고액행사의 덕을 보는 아이들은 어떤 사회적 경제적 배경의 아이들인가부터 과연 좋은 학교는 어떤 학교인가? 학부모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며 교사는 어떤 자세와 능력을 갖춰야 하는가? 신나고 즐거운 잔치였지만, 한 편으로는 답답함도 함께 끌어안고 올라와야 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지금 모임은 찾아가는 여름연수 준비로 한창!

 

지난 6월20일부터 24일까지 광주, 대전 찍고 부산 거쳐 김해로,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강행군을 펼쳤습니다. 예정된 만남에서부터 우연한 만남과 반가운 만남까지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힘들지만 즐겁고 행복한 일이었습니다. 사실 이번에 나선 길은 찾아가는 지역연수협의 때문이었습니다. 찾아가는 길에 강의도 겹쳐 있어 두루두루 만날 분들이 더 많아졌지요. 이제 7월25일이 되면 남쪽 땅 빛고을 '광주'와 탐라 '제주'에서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사상 처음으로 찾아가는 연수가 진행이 됩니다. 그동안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의 여름연수가 주로 대전충청부근에서 숙박연수로 진행되던 관행되던 탓이었는지, 비회원분들과 회지를 자세히 살펴보지 못한 분들이 이따금 사무실로 전화를 주셨습니다. 대부분 이번 여름에는 전국연수를 왜 열지 않느냐는 문의였습니다. 가끔은 지역 대표분들이 찾아가는 연수 진행방식을 보고 우리 지역에서도 할 수 있냐며 확인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번에 기획하는 찾아가는 연수의 성과에 따라 내년의 기획과 구상도 변화가 따를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6월20일 늦은 6시. 전교조 광주지부 한 공간에서 열심히 토론 수업을 공부하는 광주 '해든마루' 선생님들을 찾았습니다. 지난해와 지난 호에 광주모임 이야기를 실었듯이 광주모임은 한창 모임이 만들어져 열의가 매우 큰 모임이기도 합니다. 지난 1월 갑작스럽고 부담스러울 제안에 흔쾌히 응했던 광주모임 덕에 이번 여름 전라남도 광주에서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의 여름연수를 직무형태로 꾸릴 수 있었습니다. 모임을 간단히 끝내고 이내 7월에 있을 연수에 대한 협의에 들어갔습니다. 연수준비부터 진행 마무리까지 챙기고 살펴야 할 것들을 자세히 풀어내자 선생님들의 긴장도는 높아져 갔습니다. 모든 기획과 강사섭외가 끝났다고 해서 쉽게 진행되는 일이 아닌 것을 모임선생님들도 직감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나름 재미있겠다며 즐기며 연수를 진행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시는 선생님들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경험이 광주지역선생님들에게는 큰 보람과 자신감으로 돌아갈 것으로 믿었습니다.

광주를 거쳐 6월22일에는 대전 하기초등학교를 갔습니다. 전국연수를 곧잘 찾아주시던 선생님의 요구로 찾았던 학교였습니다. 25명 남짓 되는 선생님들과 국어수업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모임홍보도 열심히 했습니다. 아직도 우리 모임의 생각과 길을 전해줄 곳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내 강의를 마친 뒤에는 대전역으로 향했습니다. 김해로 가야할 기차를 타기 위해서였습니다. 예전 김해를 떠날 적 학부모님들과 지금도 연락을 곧잘 했는데, 이번에 내가 내려온다는 소식을 듣고 구포역까지 마중을 나오셨더군요. 늦은 밤이었지만, 케이크까지 준비해 환영해 주시고 맛있는 회까지 대접해 주시니 몸둘바를 몰랐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맺은 인연이 이렇게 길게 갈지는 저도 몰랐습니다. 아쉬움 속에 헤어졌지만, 가슴 속 깊이 간직한 고마움을 저도 잊지 않으리라 다짐했습니다.

 

 

이튿날은 김해지역연수를 준비하는 전교조김해초등지회의 지회장님을 만나 뵈러 대곡초등학교를 찾아가야 했습니다. 그 길에 김해에 있을 적에 일했던 어방초등학교에 잠시 들렀습니다. 전날 어머님들을 통해 아이들을 점심시간에 볼 수 있도록 부탁해 두었지요. 얼마나 만날 수 있을 지 약속시간이 가까이 오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조금 있으니 멀리서 "선생님~" 하며 몇몇 아이들이 달려 왔습니다. 수줍은 듯 친구들 뒤에 숨는 여자 아이도 있었고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를 끌쩍이며 싱겁게 웃는 남자 녀석도 있었지요. 열 댓 명이 넘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전학을 간 아이, 미처 연락이 되지 않은 아이를 빼고는 다 만날 볼 수 있었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요. 세월이 참 빠르더군요. 고만고만했던 2학년 녀석들이 어느새 같은 높이에서 제 눈을 바라보더라구요. 한 녀석은 "선생님, 왜 이렇게 키가 작아졌어요." 하더군요. 그래서 나는 "선생님이 작아진 게 아니라 니들이 커진 거지." 했습니다.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으려나, 나는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아 손도 꼭 잡고 안아보기도 했습니다. 졸업식에 꼭 오라는 아이들의 인사를 뒤로 30분 동안의 짧은 만남은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대곡초등학교를 찾아 교장선생님을 뵙고 지회장님을 만나 연수장도 둘러 보았습니다. 170석 가까운 시원한 시청각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연수장을 답사한 바로 뒤, 대곡초등학교 도서실에서 김해초등지회장님과 연수진행을 협의했습니다. 김해지역 모임선생님들은 여름 방학 때 다른 일정들이 있어 꾸준히 함께 할 수가 없어 김해초등지회 선생님들과 일을 나눠 맡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지역과 달리 사무국장인 제 몫이 컸지만, 그래도 3일 만에 마감을 했던 지역이라 선생님들의 열의 때문에 아주 즐겁고 기쁘게 일을 할 것 같았습니다. 저녁에는 김해지역 모임 선생님들과 만나 회포를 풀었습니다. 올해 전담교과를 맡은 선생님들이 많아 국어모임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말씀도 들었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모임을 꾸려 나갈 것이라는 희망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은 모임 대표 진주형선생님의 초청으로 김해 구산초등학교에서 국어과 강의도 하며 우리 모임을 알려나갔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놀랍고 반가운 만남 때문에 이번 김해행이 얼마나 기뻤던지요.

강의를 하러 간 김해 구산초등학교에는 첫 발령학교의 동료교사였던 분이 계셨습니다. 먼 타지에서 어렵게 자취생활을 할 적에 늘 곁에서 마음을 써 주셨던 분. 경남지역에서 유명한 화가이시기도 한 그 분은 제 결혼식 선물로 그림을 주시기도 했지요. 이제는 지난 세월이 얼굴에 묻어나는 선생님과 점심식사를 하며 옛 일을 떠올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어 강의로 들어갔습니다. 놀랍게도 그 자리에는 4년 전 제 반 학부모였던 분이 앉아 계셨습니다. 교대 선배이시기도 했던 그 분을 그 자리에서 다시 만나 뵐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 밖에도 강의를 듣는 분들 중 저와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었던 여러 분들을 만나게 돼 어찌나 반갑던지요. 심지어 김해를 떠나기 전 3년간이나 동학년을 했던 선생님도 만나뵐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그 날이 또 예전 동학년선생님들이 모임을 하는 날이라 서울 가기 전 잠시 들러 반갑게 두 손 붙잡고 인사도 나눴습니다. 비바람 치는 열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 피곤하지 않았던 까닭은 아마도 이런 반가운 만남 때문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말 교육현장학회 - 초등 분과는?

길고 먼 출장을 다녀 온 다음날, 6월 25일은 국어교사모임의 우리말현장학회를 열었던 날이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학회 준비에 바빴습니다. 이번 주제는 어휘교육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초등분과에서는 창원 이창수선생님이 '토박이 말'에 대해서 발표하시고 여주 이윤국선생님이 토론자로 수고해 주셨습니다. 이어 <아름다운 가치사전>의 채인선 작가는 ‘사물과 관계 맺기를 위한 어휘교육’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하셨습니다. 토론자로 구리의 이경욱선생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이창수 선생님 덕분에 우리 토박이말의 가치를 새롭게 알 수 있는 자리였고, 작가로서 연구자로서 어휘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히 이야기해 주시는 채인선 작가 덕분에 우리 말글 익히기에 대한 신선한 자극을 얻기도 했습니다. 채인선 작가는 이번 정회원 겨울연수에 초대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강행군이었지만, 사무국장인 저에게는 큰 힘을 얻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전라, 제주, 경남에 우리 초등국어교과모임의 이름을 알리는 날이 다가옵니다. 그날에 우리 모임 회원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