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한 번 내기도 어려운데 어떻게 네 번이나 내십니까?"
"저도 올 해까지만 하고 내년부터는 방식을 바꿀까 생각 중입니다."
"돈은 어떻게 마련하십니까"
"2/3는 아이들이 용돈을 모으고 나머지는 부모님들의 힘을 빌립니다. 그도 모자라면 저도 보태구요."
"아이구 정성입니다. 정성!"
얼마전 문집을 맡길 때 나의 단골 복사집 용복사 부부와 함께 나눈 대화다.
그래 맞다. 정성이다. 세상 어느 것 하나 정성없이 되는 게 있던가.
올 해 나는 또 하나의 정성을 쏟는다. 4학년이라 글모으기도 힘들고 워드로 글을 옮기는 것도 여간 힘드는 게 아니다. 어려운 게 어디 이것 뿐이랴. 말도 못한다. 이제는 문집 만드는 것이 어느 정도 능숙해서 실제로 만드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줄곧 문집을 머릿속에 두고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 조금 피곤할 뿐.
하지만, 지금껏 아홉 편의 문집을 펴내면서 늘 생각하는 것은 문집만큼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훌륭한 도구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 문집 안에는 아이들의 삶이 담긴, 아이들의 삶을 읽어낼 수 있는 좋은 글과 그림이 담겨야 하는 일은 당연하다. 이런 문집으로 아이들이 조금 더 자기 마음을 넓히고 다른 친구들을 이해하는 눈을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록 지금 그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나중에 크면서 이 문집을 돌아볼 때, 분명 아이들이 전과 같지는 않으리라.
올해는 좋은 일, 행복한 일도 많은데 신경 쓰고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 힘든 일도 자꾸 생긴다. 이 모두 다 내가 올바른 교사로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다.
오늘은 문집을 찾으러 갈때 한 달 동안 꼬박 수고해준 경연이, 진희, 혜영이를 데리고 갔다. 문집을 직접 만드느라 수고했던 아이들에게 제일 먼저 선물을 주고 싶어서였다. 막상 문집을 받았을때, 이 아이들이 얼마나 기뻐하던지. 이제 여름 문집을 준비해야 한다. 여름문집을 준비한다는 것은 곧 6, 7월을 예쁘게 마무리할 준비를 하는 일이다.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길 바랄 뿐이다.
축하한다. 4학년 3반 갈돕아이들. 너희들의 소중한 첫 문집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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