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서둘러 서울로 올라갔다. 우리교육 사무실로 부지런히 갔다. 생각보다 따뜻했던 날씨때문에 갖춰 입고 나선 오리털 옷이 귀찮기만 했다. 사무실로 들어서니 아무도 안 보였다. 어디갔지?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김기언 팀장님이 오셔서 반가이 맞아주셨다. 나머지 기자들은 오늘 강화도행을 위해 옷을 갈아입으로 갔단다. 3월호때문에 사흘밤을 제대로 잠도 못하고 일한 기자들이 오늘을 위해 마감을 일단 미루기로 했단다. 고생들이 말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자 점차 필자들도 모이기 시작했다. 6학년을 맡으실 충복 음성의 김종욱선생님과 만남도 인상 깊었다. 1학년 박지희 선생님과 5학년을 맡으신 선생님은 각각 몸살과 다른 급한 일로 오시지 못했고 함께 필자로 나서신 조선생님과 3학년의 구선생님을 만나 인사를 나눴다. 그 유명한 이부영선생님이 2학년을 맡으신다는 소식, 오늘 모임에 늦게 합류한다는 얘기를 듣고 내심 기대도 했다. 나중에 알게됐지만 어리석게도 이부영선생님을 남자로 알고 이었다.
4시 가까이 돼서야 사무실을 나설 수가 있었다. 한민호주간님의 차에 네 명의 필자들이 올라타고 강화도로 향했다. 김종욱선생님의 황당하고도 슬프기까지한 얘기 재미에 푹빠져 금새 강화도에 도착했다. 우리교육측에서 예쁜 팬션을 잡아놓은 덕분에 해넘이와 강화도 갯벌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
우리가 묵었던 팬션 - 이곳에서 맛있는 회도 함께 먹었다.
팬션 앞 갯벌에 내려가 찍은 해넘이- 이곳을 낙조마을이라고 한단다.
낙조마을에서 한 15분쯤 달려 동막리라는 곳의 해변에서 찍은 해넘이 모습
한 시간뒤에 우리보다 조금 늦게 출발한 우리교육 기자들과 팬션에서 다시 만났다. 곧 팬션 안 횟집에서 술과 간단한 식사를 가졌다. 팀장님의 간단한 기조연설(?)에 이은 이런저런 얘기가 오갔다. 이어 이부영선생님 등장! 사십 후반에 들어선 분이라고 믿기기 어려울 정도의 생기발랄함과 힘까지 느껴지는 선생님의 말솜씨에 저녁시간 마무리가 흥겨웠다.
팬션 안에서 밖을 찍었다. 상호명이 긴곶횟집, 바닷가 팬션이다. 놀랍게도 우리는 저녁식사뒤에 바람쐬러 나오자 마자 바로 이 앞에서 승용차와 버스가 정면충돌하는 모습을 봐야만 했다. 천만다행히도 사람이 크게 다치지 않았다. 놀라운 일이었다.
이어 교통사고때문에 놀랐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남자들 방에 모여 8시부터 새벽 3시 가까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나눴다. 우리교육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한 필자들의 조언과 이번 연재가 갖는 의미와 가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다양한 주제들로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여러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많이 배우고 생각했다. 기분이 좋았던 건 바탕에 깔린 교육에 대한 생각, 아이들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닮았다는 거였다. 학교에서 동료교사들과 맛보지 못한 생각들을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이부영 선생님의 말씀이 조금 많았지만....^.^
아침 여덟시에 서둘러 일어나 씻었다. 특히 연세가 많으신 주간님의 신속한 이불개기에 나 또한 함께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이에 관계 없이 어제 우리가 먹던 설거지를 다 해놓으셨고 이불까지도 거침없이 정리하시는 모습에서 존경받는 어른이 후배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하나 배웠다.
아침 9시 30분이 넘어서야 팬션에서 나와 아침 밥을 먹을 곳으로 움직였다. 적당한 곳에 내려 맛있게 밥을 먹고 또 다시 이야기에 파묻혔다. 내 옆에서 함께 밥을 드신 이부영선생님의 단호한 여성권익 신장에 대한 이야기에 남자인 나는 주눅들어 들어야 했다. 다 옳으신 말들이었다. 문제는 역시나 말씀을 많이 하신다는 것, 거침이 없다는 것....하하하 하지만 그 모습이 싫지 않았다.
"나 원래 그래. 난 이렇게 살아야 돼."라고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밥을 먹은 우리교육 사람들은 밖에서 사진을 한 장씩 찍기로 했다. 내가 가져간 사진기로도 찍었다. 다들 자연스런 모습들이 보기 좋았다. 올 일 년 이 사람들과 함께 내 색깔을 찾을 생각이다. 힘이 들고 퍽이나 짐이 되는 연재작업이지만 해 보겠다는 의지가 불끈 솟는다. 하~ 그렇지만 걱정이 많다...........
뱀발
예정된 기차 예약시간 1시를 취소하고 3시차를 끊어 내려오면서 미처 다 읽지 못한 '아름다운 집'을 감동 깊게 읽었다. 단지 순수한 혁명가의 이야기만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 이진선이라는 주인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그 속에서 내 모습을 어떻게 반추해 낼 수 있는지를 생각하며 읽었다. 지난 해 사 놓고 일 년만에 읽는 책이지만 손석춘씨의 첫 소설 '아름다운 집'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노란머리 박효정기자. 그 옆에서 고개를 뒤로 저쳐 웃어대는 김기언팀장, 그 옆 한민호주간님, 머리를 뒤로 넘기고 오른쪽 끝에 앉아 계신 분이 이부영선생님, 그 옆에 하얀 까운이 이진주기자, 그 옆이 신입사원 윤홍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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