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돕이야기 만들기/유럽학교 탐방기

유럽 학교 탐방기, 첫날 이야기(1)

갈돕선생 2008. 4. 9. 19:22

지난 해 11월이었던가? 김영주선생님으로부터 유럽학교탐방에 함께 가지 않겠냐는 전화가 왔다. 프랑스교육을 집중해서 볼 것이라는 얘기에 두 말 않고 가겠노라 했다. 아내 허락도 받지 않고 돈 걱정도 하지 않고 무조건 가겠다 했다. 이만큼 좋은 기회가 어디 있겠냐 싶어. 미루면 언제 다시 갈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큰 기대를 품었던 여행길이었는데, 2년 내내 이어진 여러 가지 일들로 피로가 쌓인 나는 방학 중에도 일에 지쳐 제대로 여행갈 준비도 하지 못했다. 부랴부랴 짐을 챙겨 서울 동생네 집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 동생차를 얻어타고 1월 25일 아침 7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인천공항 3층 G카운터를 찾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는 외국여행길. 인천 국제공항도 늘 텔레비전에서만 보았는데, 막상 보니 규모가 엄청났다. G카운터에 도착하니 김수업선생님 내외분과 중등선생님들이 앉아계셨다.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는 초등사람들을 기다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초등선생님들은 미리 도착을 해서 아침을 먹고 오는 길이었다. 김영주, 장상준, 김강수, 그리고 나. 이렇게 초등 4총사는 프랑스행 비행기(에어 프랑스)에 몸을 싣게 됐다. 출발하기 전 수속도 간단한 건 아니었다. 보안심사대를 통과할 때부터 일이 벌어졌다. 입맛이 걱정이었던 김강수샘이 가져온 고추장병이 통관심사대에 걸린 것이다. 용량초과. 액체류의 통관요건이 있었는데, 용량이 넘쳐 그대로 빼앗긴 것. 우여곡절 끝에 탑승장으로 들어선 우리는 한동안 시간이 남아 면세점을 둘러 보았는데, 강수샘은 추석을 앞두고 술을, 영주샘은 프랑스에서 마구(?) 피워댈 담배 두 보루(이 담배가 나중 초등 4총사에게 아주 유용하게 쓰였다)를 샀다.

 

출발하기 전, 약간의 긴장과 설렘이 있었다. 5년 만에 타는 비행기. 생전 처음 떠나는 해외여행길. 출발시간이 되고 탐승구가 열리고 우리들은 줄지어 비행기 안으로 들어갔다. 에어프랑스라서 그런지 승무원들도 모두 프랑스인들이었다. 이윽고 비행기는 뜨고 높은 고도에 이르자 기체도 안정이 되고 안전 띠도 플러가며 긴장을 풀 수 있었다. 잠시 뒤에는 점심도 제공이 되었다. 야~ 말로만 듣던 기내식을 먹게 되는 구나. 두 번의 기내식이 입맛에 맞지는 않았지만 한국에서 출발한 비행기라 김치가 있어 그나마 좋았다. 간식에 컵라면도 있었는데, 그걸 먹지 못했던 걸 나중에 잠시 후회도 했었다. 파리까지 도착하는데는 장장 열 두 시간. 아침 10시 10분에 출발한 비행기는 한국시간으로 밤 11시가 넘어서야 겨우 도착을 할 수 있었다. 오랫동안 한 자리에 앉아있으려니 우리 일행은 꽤나 힘들어 했다. 그래도 하루만에 그 먼 길을 갈 수 있다는 게 나는 신기하기만 했다. 중간 중간 체조도 하고 자주 화장실로 들락거리면서 그렇게 그렇게 파리에 빨리 도착하길 바랐다. 비행기 안에서 안내방송이 들려온다. 마침내 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