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방학을 하란다. 지난해부터 거론되기 시작하더니 막상 하게 되니 무척 낯설다.
그런데, 정책추진은 정부가 해 놓고 욕은 선생님들이 먹고 있다. 마치 교사가 놀고 싶어하는 듯한
인상이 싫다. 물론, 중간에 쉬니 좀 편한 마음은 있다. 두달 반을 정신없이 달려오다
한 번쯤 뒤를 돌아보는 여유가 있다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
하지만, 과연 우리 나라 실정에서 이런 단기 방학이 필요할까 의문은 많다. 여전히 학원밖에는
갈 곳이 없는 아이들. 그 까닭을 들여다 보면 맞벌이 부부인 탓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대부분 부모님들의 직장은 학교단기방학에 맞춰져 있지도 않고 그럴 수도 없는게 대부분 현실인데,아이들만 방학 한다고 해서 과연 질높은 휴식이 되겠냐 하는 것이다.
여전히 우리나라 관료들의 탁상공론은 변한게 없다. 그들의 짧은 생각들때문에
피해를 보는 많은 국민과 아이들이 지난 수십년간 얼마나 많았던가.
하여간 단기 방학은 시작됐고, 오늘 아이들에게 연휴 3일을 포함해서 5일을 보지 못하니
선생님 보고 싶은 사람은 전화해달라며 아양을 떨어 보였다. 그러겠다는 아이들도 있지만,
싫다는 아이들도 있다. 그런 것에 일희일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전화하겠다는 아이들 덕분에
기분은 좋다. 5일동안 일할 게 널려 있어 딱히 쉬지도 못하는데 이따금 아이들에게 걸려오는
전화소리가 반갑게 느껴질 것 같다. 일찌감치 이 단기방학은 내년엔 사라질 전망이라고 한다.
짧은 방학이지만 우리 반 아이들 아무 탈없이 잘 지내다 돌아왔으면 한다.
아~ 벌써 여름인가. 햇살이 따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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