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교사일기/2010년 교사일기

아이들 없는 하루

갈돕선생 2010. 3. 7. 22:01

5년만에 교과전담을 맡았다. 거기다 부장까지.

학교내 여러 사정들이 나를 이곳까지 밀어 넣었다.

오랜만에 머리도 식힐 겸 아이들과 떨어져 있어 보는 것도 좋겠다,

부장도 그것도 교무를 맡게 됐으니 학교 돌아가는 일과

교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경험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들이 하기 싫은 일을 그럭저럭 합리화 시켜주었다.

 

오늘 시업식과 입학식이 치러지는 날.

정신없이 돌아갔지만, 마음은 전혀 급한 게 없었다.

원하지 않았던 일을 떠맡아 하는 일이라 그런지

힘도 나지 않았다.

 

어제 2년 전 함께 지냈던 나경이가 자기는 이제 4학년에 올라갔다며

신나는 문자를 내게 보냈다. 좋겠다며 답장을 보냈더니 대뜸 전화를

걸어온다. 잘 지내란다. 나도 잘 지내라 했다.

 

안개비가 내리는 이곳 논산 반곡에서 맞은 3월 2일. 개학 첫날.

나는 아이들 없이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학교에서 아이들 없이 하루를 지내는 일이 아직은 낯설기만 하다.

교사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