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교과전담을 맡았다. 거기다 부장까지.
학교내 여러 사정들이 나를 이곳까지 밀어 넣었다.
오랜만에 머리도 식힐 겸 아이들과 떨어져 있어 보는 것도 좋겠다,
부장도 그것도 교무를 맡게 됐으니 학교 돌아가는 일과
교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경험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들이 하기 싫은 일을 그럭저럭 합리화 시켜주었다.
오늘 시업식과 입학식이 치러지는 날.
정신없이 돌아갔지만, 마음은 전혀 급한 게 없었다.
원하지 않았던 일을 떠맡아 하는 일이라 그런지
힘도 나지 않았다.
어제 2년 전 함께 지냈던 나경이가 자기는 이제 4학년에 올라갔다며
신나는 문자를 내게 보냈다. 좋겠다며 답장을 보냈더니 대뜸 전화를
걸어온다. 잘 지내란다. 나도 잘 지내라 했다.
안개비가 내리는 이곳 논산 반곡에서 맞은 3월 2일. 개학 첫날.
나는 아이들 없이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학교에서 아이들 없이 하루를 지내는 일이 아직은 낯설기만 하다.
교사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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