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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배종수의 '생명을 살리는 수학'을 읽고......

갈돕선생 2005. 12. 29. 22:30

어제 리핑마의 글을 올렸는데, 하루만에 다시 배종수 교수의 책 '생명을 살리는 수학'이라는 책에 대한 소감글을 올려본다. 다들 알다시피 배종수는 삐에로 교수라고 알려져 있고 서울교대 교수이면서 실제 현장과의 여계를 통해 즐거운 수학을 보급하려는데 애쓰는 사람이다. 나도 그런 정도로만 알고 있지.

책을 사 보았는데, 리핑마의 책을 통해서 이미 초등수학에 대한 가닥을 잡아서 인지 별 새롭게 보이지도 않고 편견인지 모르겠으나, 리핑마의 접근보다 수준이 조금 낮아 보여 그렇게 크게 감동을 받은 책은 아니었다.

이야기 전개도 리핑마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고 초등수학에서 있어서 중요한 사칙연산과 그 외에 관해 사례를 들면서 교사와 학부모가 가져야될 자세에 대한 이야기를 편안히 적어 놓고 논문 형태의 리핑마의 글보다는 쉽게 읽혀졌다.

하지만, 앞에 소개한 리핑마와 배종수의 책은 한 번씩 꼭 우리 맥인들이 봐 주었으면 한다. 정현이도 참실 보고대회 갔다와서는 교사들의 교과지식에 부족에 대한 우려와 교대교육과정의 문제를 거론했고, 교사들의 노력을 다짐했듯이, 중요한 것은 우리 교사들의 실천이 아닌가 싶다.

참으로 안쓰러운 것은 한 7-8년 전에 참실연수에 갔을 적에 학급운영에 대한 고민과 지금 선생님들이 모여서 하는 얘기와 고민이 왜 그렇게 그 전과 다르지 않는지. 세월은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이 다 와건만 그 고민들은 왜 그렇게 해결이 되지 않는지.

교사들이 스스로 깨지고 깨드리는 과정없이는 절대로 해결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수많은 연수와 수많은 고민과 다짐과 함께 꼭 해야될 것은 작은 것이라도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모습이 아닐까.

이런 의미에서 배종수의 수학에 대한 애정은 우리가 프로교사로서 어떤 사고와 행동을 해야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만, 간혹 자신의 오늘날의 위치를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 떠버리는 모습이 눈에 거슬리기는 했지만 이게 우리 나라에서 좀 뜬다하는 순진한 교수들의 전형이니 거기까지는 이해해 주고.

별 대단한 철학은 없는 사람이었다. 가끔씩 수학에 대한 지나친 애정은 이사람이 딴 나라 사람인가 참 순수하고 심하게 말하면 멍청하네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끝 마무리에 우리 나라 학부모들과 교사, 학생이 모두 수학을 바로 이해하고 사랑하여 때로는 대단한 수학자가 나왔으면 하는 바램을 갖기도 하고, 학부모들이 올바른 수학교육관을 갖길 바라는데.....

조금은 우습더라구. 냉정하게 얘기해서 학부모들이(특히 강남에 학부모들) 배종수 교수의 수학방식을 엄청 좋아하고 존중한다고 해서 그들의 목표가 달라질까. 그게 아니지 않나 말여. 궁극적인 학부모들의 목표는 대학과 취직이기때문에, 수학성적이 떨어지는 걸 걱정하는 것의 기저는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에, 배종수씨는 혼자 짝사랑하고 있지 않나 말이지.

배종수교수가 진정 자신이 바라던데로 학부모들이 바뀌어지길 바란다면, 교수실과 부설초등학교와 해외 대학과 강연장만 왔다갔다 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개혁을 위한 밑바닥 움직임들에도 간접적으로나마 참여를 해야되지. 진정 변화를 바란다면 말야.

그런데 힘들겠더라구. 왜냐면, 그 사람 글 중에 자신이 80년대 초 교수가 됐는데, 그 때 격렬한 학생운동이 벌어질 상황이라 자기 뜻대로 수업도 못하고 그래서 굉장한 낙심을 했더라는 얘기를 하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저 지나가는 얘기로. 그 사람은 그런데는 애시당초 관심이 없는거야. 그저 수학만 연구하면 되니. 아무튼 그는 순수한(?) 사람이야. 단지 수학에 대한 애정과 자기 직업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을 뿐이지.

단, 이 책에서 나는 우리가 초등교사로서 꼭 알아야 할 수학교육에 대한 자세와 여러 개념들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읽을 가치는 있을 거라 생각해.

끝으로, 문제는 우리가 대학 다닐 적에 배종수교수 방식으로 수학교육에 대한 이해와 접근을 했다면, 좀 더 현장에서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떠나간 버스니 불평은 이제 그만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욕은 먹지 않아야겠지?

출처 : 부산교대 맥
글쓴이 : 박진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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