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교사일기/2006년 교단일기

우리반 아이 아버님의 전화

갈돕선생 2006. 3. 8. 22:48

오늘 개나리 통신에 대한 답장 몇 편이 더 들어왔다. 그 중에 눈에 띄는 건 경연이 아버님 글.

의레 격려성 답장이 많은데 나름대로 뼈 있는 조언도 해 주시는 것이 이번 2006년 정말 제대로 걸렸구나 하고 생각했다.

 

저녁 다시 부모님들의 글을 확인하다가 아무래도 고맙다는 인사를 드려야겠기에 문자를 보냈다. 금새 답장이 와서 반갑게 읽었는데 몇 분 뒤 바로 전화가 왔다.

 

경연이 아버님.

 

나의 교육관에 전적으로 동의를 하며 초등학교 시절의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왜 중요한지 함께 얘기하고 싶어하셨다. 자신의 자녀관 교육관도 함께 말씀해 주시며 든든한 힘이 되주시겠다 하신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것도 어머님이 아닌 아버님이.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통화가 좀 길어지긴 했지만 내가 준비하는 학급운영과 교과지도에 며칠 되지 않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신다고 하기에 고맙고 또 고맙다고 했다. 저녁을 함께 하고 싶다는 말 끝에 술 한 잔 하느냐는 말까지 건네와 나도 모르게 소주 한 병은 한다고 했다. ^.^

 

하여간 이래저래 내가 저지른 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자신감을 가지려고 애는 쓰는데 부담감이 더 커진다. 빨리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하루 하루 버티는 것도 요즘은 피곤한다. 이놈의 학교일만 없으면 좀 좋으련만. 마치 내가 학교를 짊어지고 가는 것 같다.

 

오늘은 별로 하는 일도 없이 내일 제사준비를 도왔다. 도우면서 머릿속은 내일은 어떻게 지낼까였다. 지금 자기 전 한 시간 동안 3월에 해야할 하루 하루 해야할 일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할 생각이다. 정신이 없으니 생각보다 일이 뒤죽박죽이다. 오늘 경연이 아버님 전화때문에 마음 한 번 더 다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