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돕이야기 만들기/아이읽기! 책읽기!

황선미의 '나쁜 어린이표'를 읽고.....

갈돕선생 2006. 4. 1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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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가슴이 많이 뜨금한 것은 아마도 내가 교사라서 일 것이다. 요즘 우리 교실은 아침부터 책읽기에 바쁘다. 서른 여섯권의 책을 가지고 돌려읽기를 하고 있다. 6, 7월 국어수업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 아침 책읽기 습관을 그리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나도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있다. 두번 째로 아이들과 바꿔 읽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나쁜 어린이표와 착한 어린이표라는 상벌제도를 만든 여교사와 나쁜 어린이표를 자주 받는 건우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건우와 급우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 속에서 나쁜 어린이로 찍혀 맘 고생하는 건우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건우가 나쁜 어린이표를 만든 교사에게 오히려 나쁜 선생님이라며 저항하는 모습에서 지난 나의 학급운영을 돌아보았다. 마치 이 이야기는 암행어사라는 상벌점 제도를 만들어 학급분위기를 잡아 나가려 했던 지난 날의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순간 얼굴이 화끈 거리기도 했다.

 

그때 벌점을 마구 받던 내 아이들도 이런 맘이지 않았을까. 올 해부터 상벌제도를 없애며 새롭게 학급문화를 만들어가려는 나에게 이 책은 읽는 쪽쪽 내 아픈 곳을 여러 군데 찌르곤 했다. 끝에 건우와 교사는 결국 드러나지 않게 화해를 한다. 교사가 스스로의 잘못을 거두어드리는 모습에서 또 다시 나를 보게 된다.

 

교사라서 더 책의 이야기 전개가 흥미로웠던 '나쁜 어린이표'라는 책. 이 책 또한 아이들보다는 나 같은 교사에게 더 필요한 책이었는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