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생활 시간에 빛과 그림자를 공부하는 단원이 있다. 나중에는 그림자극도 하게 되어 있는데,
아이들과 빛에 의해 그림자가 생기는 원리를 알고 젓가락과 도화지로 간단히 이야기의 인물을 만들어 그림자극까지 해보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요즘 부쩍 생각해 보는 건데, 2학년 교과서가 하나의 궤를 갖지 못하고 서로 되풀이 되는 과정이 많아 버리는 시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가 2학년 한 학기 교과과정을 전체적으로 훑어보지 않으면 다른 교과에서 또다시 해야 하는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나 또한 충분히 살펴보지 못한 부분이 있어 좀 더 재구성했으면 집중력을 가지고 풍성한 수업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도 했다.
오늘은 지난 수업에 이어 조그만 무대 위에서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를 가지고 그림자극을 해 보는 경험을 해 보았다. 시작하기 전에 아이들에게 대본도 나눠주고 함께 읽고 이야기 대강을 살펴보는 공부를 했다.
짐작한 대로 아이들은 대본읽기를 무척 좋아했다. 말하기에 자신이 없는 아이들은 젓가락인물로 그림자를 움직여 보고 싶어도 하고 어떤 아이들은 대본을 실감나게 읽어보고 싶어하기도 했다.
대본을 교과서 읽듯이 읽는 아이도 있었고 지도도 했지만, 아이들에게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았다. 그저 읽는 게 중요했다. 그림자 인물도 그저 들고 있는 것만으로 만족한듯 참여했다는데서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하~ 세 시간이나 돌아가며 아이들을 참여시켜 했지만, 서른 세명이 그림자극을 모두 경험해 보게 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 골고루 다 해 보지 못한 일부 아이들은 섭섭해 하기도 했는데, 쉬는 시간 자유롭게 나와 그림자극을 체험해 보게 한 것으로 불만을 덜어주어야 했다.
오늘 눈여겨 봤던 아이들이 있는데, 그 아이들과 몇몇 아이들이 힘을 합쳐 1학기 마무리 잔치때 어른들과 아이들에게 좋은 작품을 올려 보았으면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세 시간동안 쉬지도 못하고 이어진 수업이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니 그것으로 됐다. 앞으로는 그림책에 등장하는 인물들로 대사를 만들어 간단히 그림자극을 해 보는 것도 괜찮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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