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한 아이의 집에 작은 사람이 발가 벗은 채 찾아오더니 온갖 것을 요구한다. 월요일 찾아온 이 이상한 불청객에게 홀린 듯 아이는 연신 수발을 든다. 일주일도 채 되기 전 금요일에 떠난 작은 사람을 그리워 하는 아이의 모습이 이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이기도 하다. 이 단순한 줄거리에 달리 날마다 충돌하는 작은 사람과 아이의 다툼과 대화 속에는 쉬 넘기지 못하는 삶의 철학들이 잔뜩 담겨 있다. 그림책이라고 하기에는 많은 글과 만화책과 같은 그림들이 매우 복잡하게 담겨 있어 더욱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는 않았다. 어른들이 읽어도 많은 생각을 하는 이 그림책을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복잡하고 심오하다 싶을 정도의 내용을 어쩌면 아이들은 매우 쉽고 간단히 넘겨 버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선데이 타임스는 천재의 작품이라 하고, 가디언지는 초현실적인, 생각을 바꾸어주는 걸작이라 하고 1992년 쿠르트 마슐러 상과 뉴욕타임스의 주목할만한 책으로 선정까지 되었다는데, 나는 이 책이 여전히 낯설고 어렵기만 하다. 한 번 더 보면 달라질까? 뒤침(번역) 투의 말이 영 거슬리고 서양문화권의 사고가 곳곳에서 들어나 작가의 심오한 뜻을 선뜻 발견하기 어려워 했다는 점은 조금 불만인 책이다. 새로운 감각과 구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말이다. 나도 내 마음 속에 이 작은 사람을 키우며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이 '작은 사람'은 작가가 모든 사람들이 키우는 마음을 상징화해 끌어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에게 먼저 읽혀 보면 좀 더 뚜렷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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