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게 사는 법이란 어떤 것을 말할까? 아이들 그림책 제목을 보고 무엇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무척 궁금해 했다.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발견'이라는 부제가 달렸듯 한 장 또는 한 쪽 분량에 담긴 각각의 사는 법들은 재미로 가득했다. 디자인을 공부했다는 고미 타로의 경력 답게 감각적인 그림배치가 눈에 잘 들어왔다. 그림 자체로만 보면 1-2학년 수준이 볼만한 그림책이라 여길 지 모르나 33가지 사는 법은 쉽게 넘길만은 그림들이 아니었다. 한참이나 생각을 해야 이해가 가는 그림도 있었고 한참 생각한 뒤에나 웃음이 나오는 그림들도 많았다. 저자의 눈으로 보는 삶의 여유와 지혜, 겸손,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 심지어 인간관과 세계관까지 담겨 있는 이 책은 간단히 새롭거나 새로운 발견 이상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100점까지 주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아이들과 함께 읽고 저마다 다른 생각들을 나눠보고는 싶었다.
특히 내 마음에 든 꼭지는 '연을 제대로 날리는 법', '신발을 제대로 신는 법', '뱀의 길이를 제대로 재는 법', '도시락을 제대로 싸는 법', '마라톤을 제대로 하는 법'. '허수아비를 제대로 만들어 세우는 법', '나무를 제대로 타는 법', '등산을 제대로 하는 법' 따위였다. 그 가운데 '마라톤을 제대로 하는 법'이 제일 맘에 들었다. 왼쪽과 오른쪽 면에 이르는 면에 마라톤을 하는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그림을 그려놓고는 그들 옆에 조그맣게 글을 써 놓은 그림이었다. 한 마디씩 자신들에게 하는 말인데, 각기 다른 말들이었다. 하지만 , 이들 모두 제대로 마라톤을 하고 있다는 맨 아래 글귀는 사람들의 차이를 인정하는 삶의 가르침이기도 했다. 조금은 색달랐던 이 책을 적당한 국어 택스트로 이용해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마다 똑똑하게 사는 법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신선하고 기발한 이야기를 엮어 내는 상상을 해 보았다. 고학년에 더 어울릴 이 그림책을 아이들과 함께 나눌 그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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