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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란의 '짜장면 더 주세요'_일과사람_01중국집요리사

갈돕선생 2010. 5. 25. 23:22

짜장면 더 주세요!

 

사계절에서 책 두 권이 날아왔다. 이따금 잊을만하면 전해주는 공짜 책 선물이 싫지 않은 것은 괜찮은 책이기 때문이었다. 서평용, 증정용이라는 도장이 찍힌 책들이라도 늘 책선물은 고맙기만 하다. 더구나 뒤표지에는 조한혜정교수와 김영주선생님의 짧은 소감글이 담겨 있어 반갑다. 김영주선생님의 글이 왠지 딱딱하게 느껴지는 것이 조금 이상하다 싶은데, 조만간 만나서 물어볼 작정이다.^^

 

우선, 사계절 다운 기획이 돋보였다. 일과 사람이야기. 그것을 그림책에 담아보려는 기획은 잘한 일이다 싶다. 사실 아이들과 지내다 보면 부모님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산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사는 아이들을 만날 때면 누가 문제인지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러나 아이들의 삶을 조금씩 알게 되면 그럴 수밖에 없는 까닭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사회인식 때문에 자식에게 떳떳하게 자기 직업을 알리지 못하는 부모도 있었고 너는 공부만 하면 된다며 자식에게 구태여 자신이 하는 일을 알리지 않았던 부모도 있었다. 때로는 아이들조차 부모가 무슨 일을 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이따금 부모에게 그저 용돈만 받으면 다라는 생각을 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씁쓸하다.

 

그래서 해마다 학급운영을 할 때, 꼭 아이들에게 부모님들의 삶이나 동네어른들의 삶을 조사하거나 그림으로 그려 나눠 보게 했다. 부족한 글도 많았지만, 때때로 가슴 뭉클한 글이나 재미난 글들을 읽을 때면 정말 일하는 어른들의 삶이 우리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힘을 줄 수 있고 가르침을 줄 수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깨닫곤 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림책으로 그것도 시리즈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펴낸다 하니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지 모르겠다. 그 첫번째 그림책을 쓴 이혜란씨는 책 제목 그대로 중국집 아저씨의 딸이었던 모야이다. 부모님의 삶을 그대로 되살려 낸 이 책속에는 짜장면의 유래와 만드는 방법과 재료, 배달과정과 여러 애환들이 가득 담겨 있다. 아무 생각없이 짜장면을 그냥 먹기만 했던 아이들에게 이 책은 일과 사람 뿐만 아니라 짜장면의 세계를 이햏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어질 책들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