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교사일기/2008년 교사일기

아~ 옛날이 그립다

갈돕선생 2008. 6. 12. 16:45

사실 오늘 몸이 좋지 않았다. 지난 월요일 수업을 마치고 부산에 강의가 있어 내려갔다가

지동이 사람들과 저녁을 하고 다시 교과서 작업 하는 곳으로 달려가는 강행군을 한 탓인지

아님 새벽에 찬 바람을 쐰 탓인지 목에 감기 기운이 있더니 오늘이 가장 심했다.

몸은 내려 앉는데, 오히려 아이들을 만나니 놀고 싶었다. 마침 오늘은 꼭두각시 민속춤 배우는

시간이라 몸을 움직여야 할 일이 많았다. 처음에는 쑥스럽다고 하지 않겠다고 버티던 녀석들도

어느새 한 마음이 되어 춤을 추었다. 몸은 무거웠지만 아이들과 어울려 웃고 떠들고 노는 게

요즘 참 재밌다. 딱딱하게 공부할 문제 써 가며 공부하는 것보다 이렇게 몸으로 공부를 해도

아이들은 무엇을 배우는지 잘 안다.

 

노는 게 수업이고 수업이 노는 것일 때 아이들은 가장 잘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놀아야 할 즐거운 생활 시간. 생각 밖으로 많은 학교에서 이 즐거운

생활 교과로 지필시험을 치른단다.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학교에 아이들과 논다는 생각으로 오면 하루가 즐겁다. 물론 눌 준비가 잘 돼 있어야겠지.

오늘 힘들었지만 아이들하고 신나게 놀아서 기분은 좋았다.

오후에는 문집작업을 했다. 거의 글은 마무리가 돼 가는데, 그림작업을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이다.

다음 주말까지는 인쇄를 넘겨야 하는데, 서둘러야겠다. 문집 말고도 일이 산떠미처럼 쌓여있어

몸이 이겨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방학때까지 총진군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오후에 한창 문집작업할 즈음, 2년 전 우리 반 아이 한 녀석이 교실을 어슬렁 거리더니

쑥스럽게 인사를 건넨다.

"여기였어요?"

"오, 왔나? 잘 지내지?"

"네. 그런데 요즘 정말 재미없어요. 옛날 선생님 반 할 때처럼 만들기도 하고 잔치도

했으면 좋겠는데, 요즘은 공부만 해서 지겨워요. 아~ 옛날이 그립다."

하더니 씩 가버린다.

아인쉬타인이 남긴 명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단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다 잊어버려도 남은 것이 있을 때 그것이 바로 교육이다."

하지만 많은 어른들은 자꾸 지식을 가르쳐든다.

아이들 가슴에 남는 교육이 필요할 때다. 아이들을 성장시키고 행복으로 이끄는 길이

무엇인지 우리 어른들이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아~ 목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