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2일 일요일 날씨: 비가 겁나게 옴.
오늘 저녁에 주방으로 갔다. 한숨 자니 배가 고파서 주방을 뒤적거렸다. 반찬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할머니한테 반찬이 없다고 했다.
"할머니, 반찬도 없고 국도 없는디 어떡해요?"
"김칫국이나 좀 끓여줄까?"
"네, 좋아요. 맛있게 끓여주세요."
"그려."
할머니께서는 딸그락 딸그락 냄비를 찾으신후 김치통에서 김치를 꺼내 도마에 올린 후 김치를 썰어 냄비에 담으셨다. 그때 갑자기 김칫국 끓이는 방법을 알고 싶었다.
"할머니, 저 김칫국 긇이는 법 좀 알려주세요."
"니 까짓게 배워서 뭐해 먹게. 고추나 떨어질려고?"
"그래도요. 알으켜 주세요. 나중에 써먹게요."
"그려, 잘 봐봐. 하는 거?"
할머니는 서랍에서 통을 꺼내셨다. 나는 그게 무엇인지 대충 알 것 같았다. 바로 조미료 다시다 였다. 그리고 멸치 박스에서 멸치를 반주먹 꺼냈다.
"할머니 소금은 안 넣어요?"
"김치가 짠께 안너두댜?"
"멸치는 왜 넣어요?"
"국물이 맛있게 지게 할려고 넣지."
할머니께서는 먼저 물이 끓자 멸치를 넣고 끓여서 국물을 낸 다음, 김치랑 다시다를 넣었다. 나는 싱거울 줄 알았는데 생각과 다르게 짰다. 그래도 이 맛에 먹는 거라고 한다. 비록 오늘은 내가 끓이진 못했지만 다음에는 내가 한 번 김칫국을 끓여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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