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쓸 그날에/아이들 삶글읽기

시골 내음 물씬한 아이들 글

갈돕선생 2009. 7. 7. 09:39

 2009년 7월 6일 월요일, 날씨:맑음

고추 떨어진다! | 홍준

 

오늘 저녁에 라면을 맛있게 먹고 설거지를 했다. 설거지 거리가 꽤 많았다. 우선 물을 틀고 수세미에 퐁퐁을 묻힌 후 그릇을 들고 닦는다. 이때 그릇에 물을 살짝 넣고 닦으면 거품질이 더 잘된다. 양은 냄비도 닦고 밥 그릇도 닦았다. 그릇을 다 닦고 수저와 젓가락을 닦으려 하자 할아버지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놈아, 옛날에는 남자가 설거지 하면 꼬추 떨어졌어."

"할아버지, 그건 옛날 말이고요. 그리고 꼬추가 왜 떨어지겠어요.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아무튼 꼬추 떨어지니깐 하자마!"

"좀만 더하고요. 그런데 왜 고추가 떨어지는데요?"

"설거지는 원래 여자가 하니께 그러지. 여자는 꼬추가 없고 남자는 고추가 있응께. 여자가 하는 설거지를 남자가 하면 여저처럼 꼬추가 떨어징께 그러제."

"할아버지도 한 번이라도 설거지 했을거니까, 꼬추 떨어졌겠네요?"

"시끄러 요놈아~ 꼬추떨어지기 싫으믄 얼른 하고 들어가!"

 

할아버지게서는 담배 한 대 피시고 방에 들어가셨다. 할아버지 젊으셨을 때는 여자가 거의 설거지 했으니까 나한테 이런 이상한 말을 하신 것 같다.

 

 

2009년 7월 6일 날씨: 얼굴에 땀이 비오듯이 왔다.

매미 | 김태우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갔다. 우리 집은 산중턱에 있어 30분을 자전거로 타고 가야 한다. 집에 가다가 가끔씩 매미 우는 소리를 들었는데, 오늘은 나무에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자전거를 새우고 매미를 쳐다 보았다. 매미는 나를 보지 못했는지 계속 울고 있었다. 매미를 7월에 본 것은 처음이었다. 매미는 소리를 어떻게 그렇게 잘낼까? 가까이서 보니 날개로 소리를 내는 같았다. 나는 이 매미를 '7월 매미'라고 불렀다. 왜냐하면 내가 7월에 봤으니까.

"이제부터 넌 7월 매미다."

이 말이 끝나자 마자 매미는 멀리 도망가 버렸다. 7월 매미가 되기 싫은가 보다.

 

 2009년 7월 6일 날씨 : 너무 더움

 멍물이 | 소민호

 

나는 학교 끝나고 집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집에 다 오고 마루에 가방을 놓고 샘으로 갔다. 샘에 영규, 영호, 영준이형이 있었다. 나는 뛰어갔다.

"뭐해."

그런데 영규가 멍물이를 때리고 있었다. 멍물이는 강아지 이름이다. 그래서 나는

"왜 때니냐?"

했다. 영규네 아빠가 때리라고 했단다. 왜냐면 멍물이는 바람둥이기때문이다. 그래서 때리라고 했단다.

영준히 영이 돌맹이로 멍물이 얼굴을 맞췄다. 그러자 킹킹하고 갔다. 김진희 누나네 집으로 킹킹하고 갔다.

우리가 없으면 또 멍물이는 온다. 멍물이는 바람을 많이 핀다.

 

2009년 7월 6일

개굴 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 소하은

 

오빠와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 공부를 하는데 집중이 안 돼서 노래를 불렀다.

"개굴 개굴 개구리 개굴 개굴 개굴 개굴 개굴 개구리 노래 노래 노노래를 한다. 개굴 개굴 노래 노래 개구리 노래."

발로 동동 구르며 박자를 맞췄다.

"개굴 개굴 개굴 노래 개굴 개굴 개구리 노래 개굴 노래를 한다."

오빠는 참다 못해.

"쌰덥!"

"꺼져.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 노래 노래를 한다."

오빠는 잠깐 정신이 돌았는지 미니 선풍기를 틀고

"댓츠 베리 핫! 핫!"

나도 덩달아 돌았나 보다.

"핫!"

"핫핫핫핫!"

"댓츠 베리 핫! 댓츠 베리 핫!"

합창을 하였다. 나는 정신이 다시 돌아왔나?

"그거 유행이 언제 지났는데."

약 한 달 전만 해도 유행이었다. 오빠는

"지도 했으면서."

"개굴 개굴 개굴 개굴 노래를 할까말까 한다네. 개구리 노래....."

"샤덥!"

"아~ 개구리 노래 쌰덥? 알았어."

"참나 뭘 안다는 겨?"

"개굴 개굴 개구리 노래 샤덥!"

오빠는 낄낄 웃었다. 나는 무표정을 하다가 오빠를 보고 일부로 웃었다.

"우하하하하"

오빠도 따라했다. 공부하는 척 했다가 서로 얼굴을 보면 웃고, 시험이 코앞에 있어서 정신이 돌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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