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감성은 어떤 것일까? 시골아이들의 감성이라고 따로 있을까?
우리 아내 학교 아이들 가운데 한 아이는 지나가는 비둘기 날개죽지를 돌맹이로 휘갈겨 부러뜨렸다고 한다. 날지 못하는 비둘기를 보고 이제는 많은 아이들이 떼로 몰려가 때려 죽였다고 한다. 심지어 배를 갈라 내장까지 끄집어 내 장난을 쳤다니 정말 아이들의 잔인성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삭막한 도시라는 물이 시골아이들다운 감성에 흠집을 만든 탓일까? 열악한 가정환경이나 가슴 아픈 상처가 시골 아이들의 감성을 그렇게 만든 것일까? 아님, 원래 인간 본성에는 잔인함이라는 것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안녕, 비둘기야~"라며 반갑게 한 생명을 맞았던 우리반 하은이가 갑작스럽게 죽은 비둘기때문에 슬퍼하는 마음에 공감이 가 비둘기 뒷 이야기도 이곳에 옮겨와 본다.
'잘가, 비둘기야~'
2009년 6월 23일
아침에 비가와서 나는 비둘기를 하우스 안에 있는 자전거 바퀴에 묶어 놓고 학교로 갔다.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집에 묶어 놓은 비둘기 생각만 했다.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하우스로 달려가자 마자 하우스 들어가는 문 앞에서
"비둘기야, 내가 왔다"
했는데, 비둘기는 움직이지도 않고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에이, 설마 자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까이 가보니 비둘기 깃털이 여기저기 널려 있고 그 옆에는 눈을 뜨고 쓰러져 있는 비둘기가 있었다. 나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래도 나는 '설마' 했다. 나는 비둘기를 다시 확인했다. 나뭇가지로 툭 건드려 봐도 움직이질 않았다.
"으악, 비둘기가 죽었어!"
"진짜?"
동생 소가은이 그 말을 듣고 뛰어 왔다. 요리조리 확인하더니
"진짜네? 헐."
나는 참 어이가 없었고 비둘기가 불쌍했다. 우리 집에 온지 하루만에 죽다니. 마침 일을 마치고 엄마가 들어오셨다.
"엄마, 비둘기 죽었어요."
엄마는 한 번 보더니
"헤~ 떠돌이 개가 말질(말썽)피웠나 보다."
소가은은
"그럼, 먹물이?"
먹물이는 어떤 아저씨가 키우는 검정색 큰 개다. 맨 날 줄을 풀어 놓는데, 나와 동생도 쫓아오곤 한다. 그런데, 그 개가?
"우리 비둘기 어떻게 해. 불쌍하다."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어린 비둘긴데...... 참 불쌍하다.
'잘 가~ 비둘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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