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듯 낯설지 않은...... 일 년만에 학교로 돌아왔는데, 일 년만에 내 아이들을 만났는데. 낯설기보다 설렘이 앞서는 것이 이게 모두 세월 탓만은 아닌듯 싶었다. 딱 10년 전, 밀양에서 일곱명 4학년 아이들과 만났던 일이 문득 떠 오른다. 그래서 그런지 작은 학교 2학년 다섯 명과 새롭게 만나는 일도 그리 낯설지 .. 2006-12교사일기/2012년 교사일기 2012.03.02
이제 비만 오면 참 좋겠다..... 지난해까지 나는 한 반의 담임이었다. 순하디 순한 우리 반 아이들과 일 년을 살면서 모난 내 성격도 타지로 온 힘든 과정도 잘 이겨낼 수 있었다. 올 해는 담임이 아닌 교과전담이다. 체육에다 영어까지. 5월 중순까지는 그나마 견딜만 했다. 오랜만에 담임을 맡지 않으니 한쪽 머리가 빈 것처럼 가볍.. 2006-12교사일기/2010년 교사일기 2010.06.23
나 좀 정신차리게 해주소! 오랜만에 학교교육과정을 다루었다. 이곳 충남은 교무가 교육과정을 다룬다. 4년 만에 학교교육과정 작업에 직접 다루게 되니 모든 게 낯설다. 한동안 멀리서만 보던 학교교육과정을 만나게 되니 거짓으로 가득 찬 구호들만 어지럽게 널려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 않다. 12년 전 밀양에서 처음 연.. 2006-12교사일기/2010년 교사일기 2010.03.17
아이들 없는 하루 5년만에 교과전담을 맡았다. 거기다 부장까지. 학교내 여러 사정들이 나를 이곳까지 밀어 넣었다. 오랜만에 머리도 식힐 겸 아이들과 떨어져 있어 보는 것도 좋겠다, 부장도 그것도 교무를 맡게 됐으니 학교 돌아가는 일과 교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경험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들이 하기 .. 2006-12교사일기/2010년 교사일기 2010.03.07
선생님 똥구녁 막힐라 지난 며칠 동안 학급문집 17권을 모두 훑어 봤다. 세월을 따라 문집을 한 권, 한 권 꺼내 읽으면서 그 시절의 풍경과 아이들 모습을 떠올렸다. 그때마다 가슴이 울컥하기도 하고 눈물이 나도록 아이들이 그리웠다.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아이들 삶들도 새롭게 보여 진한 아쉬움과 미안함이 커져만 갔다 .. 2006-12교사일기/2009년 교사일기 2009.07.04
스스로 책을 찾는 아이들 반 평균 점수가 60점대에 기초기본부진이 15명 가운데 8명. 아침에 오자마자 교실에 있는 학생용컴퓨터를 켜고 오락만 하던 남자 아이들. 오랫동안 이 학교에 책 읽는 시간이 있었다지만 책과 거리가 멀었던 아이들. 책을 읽지 않는다고 교장선생님에게 잔소리를 듣는 아이들. 그러나 10년이 넘어 20년된.. 2006-12교사일기/2009년 교사일기 2009.06.02
노무현 대통령은 불쌍하다 우리 반 아이 가운데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 하는 한 남자아이가 있다. 이 녀석 지난 석 달 동안 나에게 꽤나 구박(?)을 받았다. 아버지 혼자 자식 셋을 키우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집의 아이여서 그랬는지 한 달 내내 빨지도 않는 늘 똑 같은 옷을 입고 다니는 아이였다. 몸도 씻지 않아 정말 까마귀가 친.. 2006-12교사일기/2009년 교사일기 2009.05.27
만날 싸우는 선생 - 스승의 날에 부쳐 시골학교에 오면서, 내가 살던 곳을 떠나오면서 각오했던 일이 있다. 일 많은 학교에서 견디는 거. 그래도 아이들 놓치지 않는 거. 웬만하면(?) 직원들과(특히 관리직) 사이좋게 지내는 거. 그랬다. 정보에다 도서, 6학년까지 건네 받아도 견뎠다. 그래서 수시로 쏟아지는 수많은 공문과 보고문서들, 각.. 2006-12교사일기/2009년 교사일기 2009.05.14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지난 주 우리 학교는 전교생 52명과 함께 현장학습 장소로 안면도 꽃박람회장을 찾았다. 가는 데만 2시간 30분이 넘는 곳. 하지만 충남에서 치러지는 대단한 행사였고 충남교육청의 참가보고 사항이기도 하여 우리 학교 아이들은 두 차에 나눠 타고 안면도를 찾았다. 모처럼 아이들이랑 차를 타고 학교 .. 2006-12교사일기/2009년 교사일기 2009.05.06
교육적 상상력의 빈곤 오늘은 학부모 공개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어제 남학생 하나가 전학을 와서 15명이 된 우리 반을 찾은 어머님들은 모두 다섯분이셨다. 한 분이라도 오면 성공한 거라는 동료선생님들의 말도 있었으니 나는 대단한 성공(?)을 한 셈이다. 이전 학교에 있었을 때는 학부모와 학교의 만남보다는 학부모와 교.. 2006-12교사일기/2009년 교사일기 2009.03.26